개헌 공약 발표 앞두고 구상 일부 공개
“국회 해산권 있다면 尹계엄 안 했을 것”
“‘진보 대 보수’ 구도선 역할 않겠다”
“대선·지선, 국회의원·지방의원 동시투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재명 흔들기를 통한 존재감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1차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상대로 집요한 공세를 펼쳤던 전략이 유효했다는 판단에서다. 성남=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김진·김해솔 기자]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체장을 같이 뽑고, 국회의원과 지방의회 의원을 같이 뽑으면서 2년마다 엇갈리게 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21일 본지 인터뷰에서 개헌 구상 일부를 밝혔다. 이 후보는 정치 분야 TV토론을 앞두고 개헌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거대 양당에서 나온 대통령 연임·중임 제안에는 “임기 초반부 포퓰리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국회 해산권과 관련해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그 권한 있었다면 계엄은 안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번에 공약팀에 ‘지하철 깔아주겠다’ 같은 SOC 공약을 최소화하자고 제안했다”라며 “대한민국 재정 상황 자체가 여의찮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2중앙경찰학교를 전북 남원과 충남 아산에 중복 공약한 점을 언급하며 “유권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1차 토론 때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2차 토론은 미리 일정을 축소해 가면서 공약 검증에 노력할 생각”이라고 했다. 강행군에 지친 기색이 엿보였지만 답변은 막힘이 없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대선이 ‘이준석의 명량해전’이 돼야 한다고 했다.
▶저는 수도권에서 어려운 선거를 해 온 사람이다. 어떤 상황에 놓여도 이기는 방법을 고민한다. 국민의힘은 후보도, 당도 이긴다는 관념 자체가 없다. 대선을 앞두고 (비상계엄이 일어난) 작년 12월3일부터 6개월에 가까운 시간이 있었는데 얼마나 낭비했는지 보라. 중도보수 유권자들이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게 중요하다.
-어떤 대통령이 되고 싶은가.
▶저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대한민국의 많은 문제를 풀고 싶다. 안되는 건 안 된다고 하고, 되는 건 된다고 하고 솔직하게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제가 못 참는 게 ‘뻥’이다. 거짓말과 다를 수 있지만 ‘뻥치는 사람’을 보기 싫어한다. 저는 그런 ‘뻥쟁이’들이 정치하지 못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개헌 구상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개헌까지는 아닌 법률 개정사항이지만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체장을 같이 뽑고, 국회의원과 지방의회 의원을 같이 뽑으면서 2년마다 엇갈리게 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만약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똑같이 (국회가) 폭주할 것이다.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2년씩 엇갈리게 하는 게 중요하다.
-현행 대통령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가.
▶4년 연임, 중임을 하게 되면 임기 초반부 포퓰리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국민들이 4년 중임제를 해도 된다는 생각 때문에 찬성은 하는데 리스크가 있다. 국회 해산권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남발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그 권한 있었다면 계엄은 안 했을 것이다. 비유사시 계엄 선포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제한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재명 흔들기를 통한 존재감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1차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상대로 집요한 공세를 펼쳤던 전략이 유효했다는 판단에서다. 성남=박해묵 기자
-가장 주력하는 공약은 무엇인가.
▶이번에 공약팀에 ‘지하철 깔아주겠다’ 같은 SOC 공약을 최소화하자고 제안했다. 대한민국 재정 상황 자체가 여의찮다. 정부 조직을 개편해 19개 부처를 13개로 효율화하자는 얘기도 했고, 거기에 맞춰 지출을 최소화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남원에도, 아산에도 제2경찰학교를 짓자는 건 유권자를 우롱하는 것이고, 그걸 최대한 피하고 싶다.
-이재명 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호텔경제론’을 며칠째 포기 못 하고 계속 들고 가는 것만 해도, 자기 오류를 인정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많은 유권자가 인정할 것 같다. 호텔경제론의 당황스러운 원전(原典)이 뭔지 제가 밝히지 않았나. 그냥 조롱하기 위한 콘텐츠였는데, 대단한 경제학자가 만든 이론도 아닌데 국민께 가르치려 들었다는 게 이재명 후보의 한계성이다. 그것을 대한민국의 경제 운영 방식으로 삼으려고 했다는 것 자체로 이미 수권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이재명 후보 대선 공약의 재원 확보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치적을 생각해 보면 성남시장이었다는 것이 모든 불행의 시작이다. 성남시는 판교 IT단지나 지방법인소득세 등 재량으로 쓸 수 있는 예산이 많다. 이재명 후보는 그걸 성남시의 미래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퍼주겠다고 해서 떴다. 재정상황이 더 열악한 경기도를 맡고 나서는 ‘퍼주기’는 잘 못하고 ‘계곡 청소’ 같은 걸 했다.
-투표용지 인쇄일인 25일이 다가오고 있다. 대선 완주 의지엔 변함이 없는가.
▶저는 당선이 목표다. 국민의힘이 아무리 ‘단일화 무새(앵무새처럼 반복적으로 말한다는 뜻)’처럼 해도 미동도 없을 것이다. 지는 단일화는 바보다. 그리고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위해 제가 독자적으로 당선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대표를 안 해본 것도 아니고, 국민의힘이 제게 제시할 수 있는 게 없다. 제 나름의 정치적 과제와 목표를 갖고 노력하는 것이다.
-1차 TV토론 이후 지지율 상승세를 이야기했다. 15% 이상도 예상하나.
▶동탄에서 마지막으로 공표된 여론조사보다 11% 많이 받았다. 바른미래당으로 출마했던 노원 상계동에서는 12%를 더 받았다. 제3지대의 표는 마지막까지 미궁 속에 빠진 표가 많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던 중도보수 유권자들도 ‘김문수 후보로는 넘지 못할 한계점이 있구나’를 느꼈을 것이다. 이준석을 중심으로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인식이 합리적인데, 그게 얼마나 퍼지느냐에 달렸다.
-대선 이후 이준석 후보와 개혁신당은 보수 진영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저는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개혁신당이 ‘세대 기반 정당’이라고 할 만한 정도의 성과를 낼 것이라 생각한다. 세대 기반 정당은 보수나 진보, 어떤 초식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국민의힘에서 구상하는 진보 대 보수의 대결 구도 속에서 역할을 할 생각은 없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재명 흔들기를 통한 존재감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1차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상대로 집요한 공세를 펼쳤던 전략이 유효했다는 판단에서다. 성남=박해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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