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논·솔리톤 간 상호작용 설명 모델 연구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전류없이 자석으로 정보 전달이 가능한 마그논(스핀파)으로 처리하는 마그논 홀 효과는 지금까지 2차원 평면에서만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마그논이 3차원 공간에서 활용가능하다면 자유롭게 설계해 인간 뇌 정보와 같이 차세대 뉴로모픽(뇌 모사형) 연산 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국제 공동연구진이 그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세권 물리학과 교수가 리카르도 자르주엘라 독일 마인츠대 박사와 복잡한 자석 구조(쩔쩔맴 자성체) 내에서 마그논(스핀파)과 솔리톤(스핀들의 소용돌이)의 상호작용이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게 설명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2일 밝혔다.
김세권 물리학과 교수(왼쪽)와 리카르도 자르주엘라 박사(오른쪽).(사진=KAIST)
전자의 움직임처럼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마그논(스핀 파동)은 전류를 쓰지 않고 정보를 전달해 열이 나지 않는 차세대 정보 처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의 마그논 연구는 스핀들이 한 방향으로 가지런히 정렬된 단순한 자석에서만 이뤄졌고 이를 설명하는 수학도 비교적 단순한 ‘가환(Abelian) 게이지 이론’이었다.
연구팀은 쩔쩔맴 자성체와 같은 복잡한 스핀 구조에서는 마그논이 여러 방향에서 복잡하게 상호작용하고 얽히며 이 움직임은 기존보다 한 차원 높은 수학인 ‘비가환 게이지 이론’을 적용해 입증했다.
연구는 향후 마그논을 이용한 저전력 논리소자 등에 응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 미래 정보기술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음을 알려줬다.
기존 선형 자성체에서는 자기 상태를 나타내는 값(질서 변수)이 벡터로 주어지며, 이에 기반한 마그노닉스 연구에서는 마그논이 스커미온과 같은 솔리톤 구조에서 이동할 때, U(1) 가환 게이지장이 유도된다고 해석됐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쩔쩔맴 자성체에서는 질서 변수가 단순한 벡터가 아닌 쿼터니언(quaternion)으로 표현돼야 하며, 그 결과 마그논이 느끼는 게이지장도 단순한 U(1) 가환 게이지장이 아닌 SU(3) 비가환 게이지장이 된다고 분석했다.
김세권 교수는 “쩔쩔맴 자성체의 복잡한 질서 속에서 발생하는 마그논의 동역학을 설명할 수 있는 강력한 이론적 틀을 제시했다”며 “비가환 마그노닉스를 제시해 양자 자성 연구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개념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물리 분야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지난 6일자로 게재됐다.
강민구 (scienc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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