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 I/O 행사에서 한 남성이 안드로이드 XR 글라스를 통해 '제미나이 라이브' 기능을 체험하고 있다. 이날 구글이 공개한 스마트글라스에는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 그리고 제미나이 라이브 기능 등이 탑재됐다./AP=뉴시스
메타가 주도하는 'XR(확장현실) 기기' 시장에 구글·삼성전자 연합이 본격 가세하며 혼전이 예상된다.
구글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I/O 2025'에서 자사 XR 기기 OS(운영체제) '안드로이드XR' 기반으로 개발한 '스마트안경' 시제품을 공개했다. 삼성과 협업한 이 제품은 빠르면 연말에 실제품이 공개된다.
스마트안경은 삼성이 하드웨어, 구글이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았다. 한국 선글라스업체 젠틀몬스터 등도 디자인에 참여했다. 기기에는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가 장착돼 스마트폰과 연동으로 전화를 받거나 문자를 보내는 형태로 예상된다.
특히 '제미나이 라이브' 기능이 탑재돼 이용자가 보고 듣는 것을 AI(인공지능)가 카메라로 인식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시간 번역도 탑재돼 다른 외국어로 대화하는 기능도 지원할 전망이다.
구글은 2013년 '구글 글라스'라는 스마트글라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기술력과 상용화 한계에 부딪쳐 2년 뒤인 2015년 단종됐다. 그러다 최근 AI기술 발전으로 스마트글라스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 시장 재진입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 역시 2017년 MR(혼합현실) 헤드셋 'HMD 오디세이'를 출시했지만 흥행에 실패하며 지금까지 차기작을 출시하지 않았다. 그간 삼성은 공식행사 때마다 XR 기기개발을 암시하며 출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지난 3월 열린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5'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XR 헤드셋을 소개하며 "안경 쪽으로도 진화할 생각이다. 차별점은 무게나 착용감도 있지만 자연스러운 음성을 바탕으로 한 보이스 인터랙션(목소리로 상호작용)·멀티모달 인터페이스"라고 밝혔다.
구글과 삼성이 출시할 XR 기기가 침체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메타 독식체제에 균열을 일으킬지 업계 관심사로 떠오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X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대비 12% 줄어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메타가 84%로 압도적 1위다. 이어 소니(9%) 피코(3%) DPVR(2%) 애플(2%) 순이다.
애플은 지난해 2월 자사 첫 X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선보였지만 3499달러(약 499만원)의 비싼 가격과 600g 넘는 무게로 이용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판매부진으로 글로벌 몇 개국에 제품을 출시하는 데 그쳤다. 현재 2세대 모델을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과 삼성의 XR 기기 성공 여부는 가격"이라며 "기기 사용의 지속성을 위해 킬러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숙제"라고 했다.
/그래픽=최헌정 디자인 기자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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