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기 등 관련 제품 출시 잇따라
차세대 와이파이 기술인 ‘와이파이 7’이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기술 개발은 상당 부분 완료됐지만 가정이나 스마트폰 등 민간 환경에서의 보급은 더뎠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일반 소비자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지원하는 공유기, 노트북, 스마트폰 등이 출시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와이파이 7은 전송 최고 속도가 기존 9.6Gbps(초당 기가비트)에서 46Gbps로 약 4.8배 이상 빠르다. 동영상 하나를 내려받는 데 기존 와이파이로 1분이 걸렸다면 이것이 12~13초로 줄어드는 셈이다. 관련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공공 환경에서도 와이파이 7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등 향후 2~3년간 와이파이 7으로의 이행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김성규
◇데이터용 ‘고속도로’ 개통
와이파이 7은 기존의 최신 와이파이 기술인 와이파이 6E 대비 속도와 안정성이 크게 향상됐다. 도로로 비유하자면 데이터가 다니는 고속도로를 새로 개통하고, 도로 폭도 함께 넓힌 것이 와이파이 7이다.
먼저 데이터를 송신하는 주파수 대역을 기존 2.4GHz(기가헤르츠), 5GHz에 더해 6GHz로 늘렸다. 주파수는 데이터가 다니는 도로에 해당한다. 기존에는 데이터가 비포장도로와 국도로 다녔다면 여기에 고속도로에 해당하는 6GHz대를 추가한 것이다.
이는 새로운 기술로 통신 안정성을 크게 끌어올린 덕분이다. 주파수 숫자가 커질수록 데이터 속도가 빨라지지만 경로에 장애물이 있으면 쉽게 차단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와이파이 7에는 다양한 주파수 대역을 함께 활용하는 ‘멀티 링크’ 기술이 도입됐다. 6GHz대 주파수로 데이터를 송신하다가 장애물로 인해 통신이 끊기게 되면 5GHz 등 다른 주파수를 활용하는 것이다. 모든 도로가 서로 연결돼 있어, 고속도로를 주행하다 특정 구간에서 정체가 심해지면 해당 구간에서만 국도로 이동하고 정체 구간이 끝나면 다시 고속도로로 복귀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이와 함께 주파수 대역폭도 기존 160MHz의 2배인 320MHz까지 확대했다. 대역폭은 도로의 폭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기존에는 2차선 도로였다면 이를 4차선 도로로 늘린 것이다.
◇민간·공공 속속 보급
올해 들어 국내 시장에는 와이파이 7을 지원하는 각종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이를 통해 일반 소비자들도 와이파이 7 환경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노트북 갤럭시 북5 프로, 스마트폰 갤럭시 S25 등은 모두 와이파이 7을 지원한다.
국내 통신사들도 와이파이 7 공유기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와이파이 7 공유기를 출시해 신규 인터넷 가입 고객에게 공급하기 시작했고, SK브로드밴드 역시 올해 하반기 중 관련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공공 환경에서도 와이파이 7 보급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이달부터 국내 시내버스 100여 대 와이파이를 와이파이 7으로 대체해 올해 하반기까지 시범 운영한다. 시범 운영 결과에 따라 내년부터 시내버스 약 3만대의 와이파이를 순차적으로 와이파이 7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NIA 관계자는 “와이파이 7으로 관련 장비가 교체되면 버스에서의 와이파이 이용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와이파이 7
와이파이(무선 랜) 기술의 가장 최신 규격으로, 기존 와이파이 대비 약 4.8배 빠른 속도의 인터넷 이용이 가능하다.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확장 현실(XR)이나 산업용 로봇 등의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일반 소비자도 가정에서 쓰는 공유기를 와이파이 7용 모델로 바꾸면 와이파이 7을 지원하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이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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