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 미국 판매법인, 자본 총계 8억원
손실 추이 고려하면 상반기 말 완전자본잠식
본업서 흑자 못 내는 만큼 자본 확충 어려울 듯
이 기사는 2025년05월21일 18시19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10년째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두산로보틱스(454910)가 미국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가뜩이나 실적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판매법인마저 지속된 적자로 완전자본잠식을 앞두고 있어 추가 자본 조달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두산로보틱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 미국법인은 올해 1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두산로보틱스 미국법인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21억원에서 올해 1분기말 8억원으로 61.9% 급감했다. 현재 손실 추이를 고려한다면 올해 상반기 말에는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022년 미국 텍사스주 플레이노에 미국 법인을 설립했다. 북미 지역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파트너사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두산로보틱스 미국 법인이 완전자본잠식 위기에 놓인 것은 본업인 협동로봇 분야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 구조 영향이 크다. 당장 모기업인 두산로보틱스조차 흑자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판매법인의 손실은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설명이다. 북미와 서유럽에서 대부분의 매출이 발생하는 두산로보틱스 입장에선 뼈아플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실제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설립 이후 10년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협동로봇과 지능형 로봇 솔루션 시장이 예상보다 더딘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 지출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미국법인 등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비용 부담까지 겹치면서 재무적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문제는 같은 이유로 두산로보틱스가 미국법인에 대한 지원에 나서기 어렵다는 점이다. 본업에서 흑자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선 미국 법인에 대한 추가적인 자본 조달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외형 확장을 위해 진출한 북미 시장이 오히려 손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자회사가 자본잠식에 빠질 경우 모회사는 유상증자를 통해 직접 자본을 확충하거나, 자산 매각과 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 개선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필요에 따라 채무 탕감이나 회수 유예 등의 간접적 지원이 이뤄지기도 한다.
그러나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사업 자체에서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만큼, 직접적인 자본 확충도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 두산로보틱스는 자체 현금여력이 충분한 만큼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놓고 지원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두산로보틱스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291억원이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두산로보틱스는 자체 현금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를 활용해 연내 미국법인의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1분기에도 1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두산로보틱의 지난 5년 간 누적 적자 규모는 946억원이다.
이건엄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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