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떨어지는 백신 재접종 시기 맞물려 확산 
“기존 변이보다 위험도는 높지 않아 
노약자 백신 접종하고 자주 환기해야”

지난해 여름휴가철인 7월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구역이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스1

최근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늘고 있다. 국내도 코로나19로 입원하는 환자 수가 증가해 보건 당국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19주차(5월 4일~10일)에 코로나19로 입원한 국내 환자 수는 146명으로, 전주(115명)보다 늘었다. 올해 1월부터 19주차까지 누적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2222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중화권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환자가 늘고 있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코로나19 양성률은 3월 말 7.5%에서 5월 초 16.2%로 두 배 이상 올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보건 당국은 최근 4주간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30명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4월 27일부터 5월 3일까지 1주간 신규 확진자가 약 1만4200명으로 전주 대비 28% 늘었다. 태국 질병통제국(DDC)은 지난 11∼17일 코로나19 확진자가 3만3030명으로 전주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세계에 유행하는 바이러스는 LP.8.1이다. 이는 지난해 여름 국내에서 유행한 KP.3에서 파생된 하위 변이 바이러스이다. 다행히 기존 변이와 비교해 위험도가 크지는 않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LP.8.1은 작년에 유행했던 KP 계열 바이러스의 분화를 거쳐 나온 것이라 손자 격”이라며 “학계도 기존 변이 대비 위험도가 높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WHO도 이번 변이가 이전에 유행한 변이와 비교해 중증도가 크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풍토병화(엔데믹)되면서 일년 내내 발생하면서 유행과 소강을 반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 유행 이후 5∼6월까지 발생이 줄어들다가 7∼8월 다시 증가하는 식이다.

이재갑 교수는 “국민 전반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 즉 백신 접종 예방 효과가 떨어지는 시점에 신종 변이가 유입되면 유행이 커지는 양상을 보인다”며 “1∼2달 유행 후 면역력이 높아지면 다시 감소하고, 또 3∼4개월 후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유행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유행에 대비하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갑 교수는 “현재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저조하기 때문에 올여름에도 코로나19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감염병에 대비하려면 백신 접종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 당국은 65세 이상 어르신, 면역저하자 등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오는 6월 30일까지 2개월 연장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은 오미크론 계열의 JN.1변이에 맞춰 개발됐다. 아직 LP.8.1을 공략하는 백신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기존 백신은 현재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질병청 관계자는 “LP.8.1 표적 백신이 아직 나오지는 않았으나, JN.1 표적 백신도 현재 유행 중인 변이 바이러스에도 예방 효과를 낸다고 보고됐다”며 “중화권 코로나19 확진자는 JN.1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환자 비율이 더 높다고 분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과 함께 실내 환기 같은 생활 관리도 중요하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에어컨을 가동하면 환기를 하지 않기 쉽다. 밀폐된 실내에선 바이러스를 포함한 비말(침방울)이 장시간 부유할 수 있어서 전파 가능성이 더 커진다. 에어컨 바람이 비말을 더 멀리 퍼뜨리기도 한다. 환기가 어려운 시설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것도 권고된다.

질병청 관계자는 “국내외 이동이 늘어난 데다 폭염 때문에 실내에서 냉방기를 오래 사용해 환기가 부족하고, 실내외 온도 차가 커지는 것도 여름철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