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삼성전자와 함께 개발 중인 안드로이드XR 기반 스마트글래스. 온라인캡처
구글이 스마트안경 개발에 10년 만에 재도전한다. 삼성전자와 손잡고 인공지능(AI) 중심으로 확장현실(XR) 영역 개척에 나선다.
구글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개최한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2025'에서 새로운 스마트안경 시제품을 공개했다. '구글글라스'를 2013년 선보였다가 2년 만에 단종한 이후 처음으로 본격적인 개발 소식을 전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개발 중인 이 스마트안경은 카메라와 마이크·스피커가 내장됐다. 구글이 지난해 말 발표한 XR기기용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XR'로 구동된다. 전화를 걸고 받는 것뿐 아니라 양손을 쓰지 않고도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구글 생성형AI 모델인 '제미나이'가 사용자경험(UX)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AI 어시스턴트 '제미나이 라이브'가 탑재돼 이용자가 보고 듣는 것을 AI가 인식하고 필요한 정보를 알려준다. 옵션으로 제공되는 렌즈 내 내장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시각적으로도 정보를 제공한다.
이날 행사에선 메시지 보내기, 약속 잡기, 단계별 길 안내 요청, 사진 촬영 등에 대한 시연이 진행됐다. AI가 상황을 이해하고 중요한 내용을 기억해 사용자를 보조하기도 한다. 아직 완벽하진 않았지만 내부 디스플레이에 자막을 띄우는 식으로 실시간 통역 기능도 지원했다.
제품 개발뿐 아니라 디자인에서도 한국기업과 협력한다. 한국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미국 워비파커와 함께 공식 협력사로 지정됐다. 올해 말 이 스마트안경의 레퍼런스 플랫폼을 개발자 대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구글이 삼성전자 및 퀄컴과 함께 개발해온 XR헤드셋 '프로젝트 무한' 역시 연말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애플이 출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처럼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경험을 제공하는 기기다. 퀄컴의 XR 전용 칩 기반으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통한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며, 마찬가지로 AI모델 제미나이와 안드로이드XR OS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수년 전 같은 행사에서 선보였던 3D 비디오 기술 '프로젝트 스타라인'을 새로운 영상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구글 빔(Beam)'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AI와 6대의 카메라를 통해 2D 비디오 스트림을 사실적인 3D 경험으로 변환해주는 게 핵심이다. HP와 협업해 이 또한 연말에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구글은 '제미나이 2.5 프로'에 고난도 수학 및 코딩 작업을 위한 실험적 고급추론모드 '딥 씽크(Deep Think)'를 적용한다. 또 이 프로모델과 함께 경량모델 '제미나이 2.5 플래시'에도 '프로젝트 마리너'로 개발해온 기능들을 추가하기로 했다. 온라인쇼핑 등 웹브라우징을 비롯해 최대 10가지 작업을 동시 수행할 수 있는 AI에이전트 시스템이다.
또한, 기존 버전보다 최대 10배 빠른 이미지 생성AI '이마젠4', 영상 관련 음향과 대화까지 생성 가능한 동영상 생성AI '비오(Veo) 3', 이를 기반으로 영화와 같은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인 '플로(Flow)' 등도 새롭게 선보였다. 다만, 프로젝트 마리너를 비롯해 이런 기능들 대부분은 미국 내 우선 도입한 월 249.99달러(약 35만원)짜리 요금제 '구글 AI 울트라' 이용자에 한해 제공된다. 회사는 향후 더 많은 나라에 이 요금제를 내놓을 예정이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이 모든 발전은 구글이 AI 플랫폼 전환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며 "수십 년간의 연구가 이제 전 세계의 이용자, 기업, 커뮤니티를 위한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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