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인사이트 소비자인식조사
"본인에 미칠 영향에 우려" 63%
"SKT 대응 잘하고 있다" 11% 불과
20일 서울 시내 한 SK텔레콤 공식인증 대리점에 유심 교체 관련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로 금융사기 등 2차 피해를 우려하는 소비자들이 5인 중 4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SKT가 사고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소비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21일 통신리서치 전문회사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13, 14일 전국 14~64세 휴대폰 사용자 5,0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SKT 유심 해킹 사고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 63%가 이번 해킹 사태가 본인에게 미칠 영향을 걱정한다고 답했다.
가장 큰 걱정거리(3순위까지 복수 응답)로는 계좌 탈취 등 금융사기가 87%로 나타났다. 보이스피싱 등 범죄 악용 가능성을 지적하는 응답도 82%에 달했다. 휴대폰 불통(42%), 가상자산 계정 탈취(41%), 국가사회적 보안 악영향(31%)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SKT가 사실상 이용자 전원에 대한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완료하고 유심 무상 교체에 나서는 등 사고 수습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확연한 온도차를 보였다. SKT가 이번 사태에 잘 대처하고 있다는 응답은 11%에 불과했다. 반면 70% 가까운 응답자는 SKT가 신속한 처리, 충분한 사고 대응과 보상, 소비자 입장에서의 공감과 투명한 소통 모두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컨슈머인사이트는 밝혔다.
출처=컨슈머인사이트
컨슈머인사이트는 유심 해킹 사고가 SKT 소비자 신뢰에도 타격을 입혔다고 분석했다. 유심 해킹 사고가 알려지기 전 조사(표본 2만5,444명)에서 SKT는 이용자 만족도, 추천의향 등 핵심 소비자 지표에서 통신3사 중 1위였으나 사건 직후 표본(5,801명)에서는 최하위로 밀려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SKT 이용자의 통신사 전환 의향률(다른 통신사로 바꿀 생각)은 다른 통신사의 절반 수준으로 통신3사 중 가장 낮았지만 이번 사건 후 가장 높은 회사가 됐다"며 "SKT 고객 이탈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발생 1개월이 지났음에도 소비자가 갖고 있는 정보의 양은 적고 그 정확성도 떨어지는 반면 불안의 크기는 상당하다"며 "정확하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때 전달하고 소비자 시각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부터 11일까지 대학생활 플랫폼 '에브리타임'을 통해 전국 20대 대학생 남녀 총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비누랩스 인사이트의 이날 공개된 조사에서도 SKT에 대한 브랜드 호감도는 절반가량인 47.8%이 '비호감'으로 평가했다. SKT를 이용 중인 응답자 중 53.8%는 통신사를 유지하겠다고 응답했지만 46.2%는 다른 통신사로 바꿀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같은 질문에서 각각 79.2%, 78.8%가 통신사를 유지하겠다고 응답한 것과 다르다.
한편 SKT는 이날 0시 기준 누적 유심 교체 고객이 287만 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하루 동안 35만 명이 유심을 교체했다. 잔여 예약 고객은 601만 명이다. 유심 내 인증 정보 등 일부를 소프트웨어적으로 바꿔 유심 교체와 같은 효과를 보는 유심 재설정을 한 고객은 1만9,000명으로 누적 14만7,000명이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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