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친환경 수처리 기술 개발
깨끗한 물./pixabay
국내 연구진이 녹조를 유발하는 인을 빠르게 제거하고, 물속 유해 미생물까지 동시에 잡아내는 친환경 신소재를 개발했다.
최재우·조경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자원순환연구단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단시간에 인(燐)을 고효율로 회수하고, 동시에 유해 미생물을 살균할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우리가 매일 사용한 물은 하수처리장에서 정화된 후 하천으로 방류되거나 생활, 산업용수 등으로의 다시 이용된다. 정화 과정에서는 다양한 유해 물질의 제거가 이루어지며, 그중에는 녹조를 유발하는 인의 제거나 총대장균군(Total coliform)과 같은 미생물들의 살균도 포함된다. 인은 비료, 세제, 가축 분뇨 등 생활 및 산업 폐기물에 포함된 필수 성분이지만, 물속에 남아 있으면 강이나 호수에서 녹조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연구진은 ‘성게 모양’의 나노 구조를 활용해 인을 회수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했다. 개발한 소재는 1㎏당 약 1.1㎏의 인산염을 단 5분 만에 회수할 수 있다. 연구진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라고 설명했다. 회수한 인은 비료, 청관제, 세제 등 다양한 산업 소재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해당 나노 소재는 인 회수와 동시에 물속 총대장균군을 효과적으로 살균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기술은 전기 없이 작동할 수 있는 친환경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외부에서 자석의 자기장을 활용해 소재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기존 수처리 기술 대비 소비되는 에너지를 99% 이상 절감할 수 있다. 또 이를 통해 탄소 배출과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어, 물 부족과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유망한 대안 기술이 될 수 있다.
개발한 신소재와 제어 기술은 하수처리장, 정수장, 축산 및 산업 폐수 처리 현장 등 다양한 수처리 환경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인과 같은 영양염류 농도가 높은 산업·농업 현장에서 녹조 유발 물질 제거와 자원 회수를 동시에 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살균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안전한 수자원 확보에도 효과적이다. 별도의 전력이나 복잡한 설비 없이도 설치와 운영이 가능해, 에너지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나 농촌 지역에서도 활용이 용이하다.
최재우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인 제거와 미생물 살균이라는 두 공정을 하나로 통합한 데 의의가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수질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저에너지 수처리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함께 연구를 수행한 조경진 책임연구원은 “염소 약품이나 전기 없이도 총대장균군을 효과적으로 살균할 수 있음을 보여준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향후 에너지 절감형 살균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컴포지트 앤 하이브리드 머티리얼즈(Advanced Composites and Hybrid Materials)’에 지난 4월 10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Advanced Composites and Hybrid Materials(2025), DOI: https://doi.org/10.1007/s42114-025-01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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