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국가대표팀 여자복식 조합 이은혜(오른쪽)-김나영은 호흡을 맞춘 기간은 짧지만,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 중인 2025세계선수권대회 여자복식 8강에 이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김나영은 “이번 대회에서 하고자 했던 의지가 컸던 까닭에 호흡이 잘 맞고 있다”고 웃었다.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복식조를 꾸린 기간은 짧지만, 큰 무대에서 국제경쟁력을 보일 수 있어 기쁘다.”
탁구국가대표팀 여자복식 이은혜(30·대한항공)-김나영(20·포스코인터내셔널·세계랭킹 102위)은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 중인 2025세계선수권대회가 재밌다. 대회 개막 직전 복식 조를 결성해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지만, 이번 대회 여자복식에서 잇달아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대회가 개막하기 전까지 이은혜-김나영을 향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에이스 신유빈(21·대한항공)과 그의 새 여자복식 파트너 유한나(23·포스코인터내셔널)가 연일 주목을 받은 반면, 그 외 여자복식 조합은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은혜-김나영 모두 오른손잡이라는 사실도 이들의 박한 평가에 일조했다.
대회가 시작한 뒤에도 이은혜와 김나영은 신통치 않았다. 이들에게 도하대회는 커리어 첫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이었지만, 생각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둘은 여자단식에선 모두 128강에서 고배를 들었다. 김나영은 오준성(무소속)과 출전한 혼합복식에서도 16강에 그쳤다. 이대로 대회 초반부터 가라앉는 듯했다.
그러나 여자복식에서 분위기를 바꿨다. 이은혜-김나영은 여자복식 64강부터 16강까지 린다 베르스트롬-크리스티나 칼베리(스웨덴·75위), 나탈리아 바조르(폴란드)-타티아나 쿠쿨코바(슬로바키아·35위), 정이징-리유준(대만·7위)을 모두 게임스코어 3-1로 돌려세우며 8강에 올랐다. 오른손잡이만 둘이라 동선 문제를 완전히 떨쳐내지 못했지만, 특유의 공격력으로 위기를 극복해왔다.
김나영은 “(이)은혜 언니와 이렇게 큰 대회에서 선전할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가 이번 대회에서 해보자는 의지가 컸던 까닭에 호흡이 잘 맞고 있다”고 얘기했다.
다른 종목에서 부진은 잊었다. 이은혜와 김나영 모두 단식 탈락 후 여자복식 경기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감정 조절에 힘썼다. 지나간 패배를 신경쓰기보단 당장 눈 앞에 다가 온 경기에만 집중한 게 호성적으로 이어졌다.
아직 메달 획득과 같이 구체적인 목표는 세우지 않았다. 지금까지 난적들을 격파해온 것처럼 남은 대회에서도 잘 쉬고, 잘 뛰겠다는 생각 뿐이다. 이은혜는 “경기를 치를 때마다 어려운 순간이 찾아왔다. 그러나 계속 호흡을 맞추면서 서로 힘이 붙었다”고 자신했다. 김나영은 “향후 만나게 될 상대들 중, 과거 붙어봤던 선수들이 적지 않다. 이번에도 잘 상대해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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