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양원모 기자] 살인범 정유정의 소름끼치는 두 얼굴이 공개됐다.
20일 밤 KBS 2TV '스모킹 건'에서는 2023년 부산 금정구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신체 훼손 살인 사건의 범인 정유정의 정체를 파헤쳤다.
과외 교사 아르바이트 중개 앱에 학부모 회원으로 가입한 뒤 교복을 입고 학생으로 위장, 피해자 자택에서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한 정유정. 시신까지 훼손하며 완전 범죄를 꿈꿨지만, 혼자 캐리어를 들고 숲속으로 들어간 정유정을 수상히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방송에 따르면 정유정은 피해자에 대해 일말의 미안함도 보이지 않았다. 정유정의 심리 분석을 진행했던 방철 전 대검찰청 심리분석실장은 "피해자를 111번이나 찔렀음에도 자기 손에 난 상처를 보고는 쇠독이 오를까 걱정했다"며 "(피해자에게) '미안하다'고는 했지만 피상적 감정 표현에 불과해보였다"고 말했다.
심지어 정유정은 면담에서 "세상 사람 모두 피해자가 안타깝고, 불쌍하다고 하는데 나는 누가 걱정해주냐. 나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다. 너무 심하게만 말 안 했으면 좋겠다"는 황당한 말까지 했다고. 이지혜는 "욕도 아깝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분노를 삭였다.
차승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정유정이 일면식도 없는 또래 여성을 살해한 이유에 대해 '사회와의 단절'을 꼽았다. 차 전문의는 "아버지가 수감된 뒤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자란 정유정이 나이에 비해 정신적 성장이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자꾸 분노가 쌓이고, 살해 동기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건 당시 정유정은 피해자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신분 탈취 목적의 살인을 의심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복준 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은 "그런데 범행 대상을 물색할 때 10대 남학생도 있었다"며 "이에 신분 탈취가 주목적이라고 보기엔 어렵다"고 말했다.
차 전문의는 "정유정은 가족 관계에서 기대와 좌절을 반복하면서 가족을 향한 불만과 원망이 사회 불특정한 타인에게까지 가버린 것으로 보인다"며 "'나는 이렇게 불행한 데, 다른 사람들은 왜 그렇지 않지'라며 사회에 분노를 표출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모킹 건'은 교묘하게 진화하는 범죄의 현장 속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기 위한 수사관들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화요일 밤 9시 45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KBS 2TV '스모킹 건'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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