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텍, 엔비디아와 칩 개발 협력 속도
“9월부터 2나노 활용 AP 시제품 양산”
“HBM4·HBM4E IP 사업도 확대할 것”
20일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람관에서 개최된 아시아 최대 IT·컴퓨팅 전시회 ‘컴퓨텍스 2025′ 기조연설에서 차이리싱 미디어텍 최고경영자(CEO)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타이베이=전병수 기자
“미디어텍과 함께 개발한 개인용 인공지능(AI) 수퍼컴퓨터 ‘DGX 스파크’는 학생과 연구진, 기업 모두가 원하게 될 것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0일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람관에서 개최된 아시아 최대 IT·컴퓨팅 전시회 ‘컴퓨텍스 2025′의 차이리싱 미디어텍 CEO 기조연설 무대에 깜짝 등장해 이렇게 말했다.
황 CEO가 언급한 손바닥 크기의 AI 수퍼컴퓨터 DGX 스파크는 ‘프로젝트 디지츠(Digits)’로 한 차례 소개된 바 있다. 올 1월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5′에서 황 CEO는 프로젝트 디지츠로 불리는 AI 수퍼컴퓨터를 공개하며 수퍼 칩 ‘GB10′을 탑재한 데스크톱 컴퓨터라고 밝혔다. 이 수퍼 칩은 차세대 AI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미디어텍과 협업한 중앙처리장치(CPU)를 통합했다. 엔비디아는 데스크톱만으로 최대 2000억개 매개변수를 가진 AI 모델을 실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개변수는 AI 모델의 성능을 좌우하는 지표로, 수가 많을수록 AI 모델이 정교하다.
황 CEO는 “미디어텍은 가전 제품, 차량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을 성공시킨 우수한 연구인력이 포진된 것이 미디어텍과 협력을 하게 된 이유”라며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이번에 공개한 NV링크 퓨전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고 밝혔다. NV링크 퓨전은 엔비디아 제품이 아닌 CPU와 GPU 등을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지금까지 NV링크는 엔비디아 칩에만 적용됐다. NV링크는 CPU 없이도 GPU끼리 통신할 수 있게 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차이리싱 CEO는 “미디어텍은 NV링크 퓨전 개발 초기부터 참여해왔고,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DGX 스파크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곧 출시돼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디어텍은 엔비디아와 PC용 CPU도 공동 개발 중이다. 미디어텍이 개발 중인 CPU 칩셋에는 엔비디아의 블랙웰 GPU가 통합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텍과 엔비디아는 AI 시장 개화에 발맞춰 전력 효율을 극대화한 CPU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미디어텍은 하반기 TSMC의 첨단 2㎚(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을 활용할 계획이란 점도 밝혔다. 차이리싱 CEO는 “미디어텍은 오는 9월 2나노 공정을 활용한 칩을 테이프 아웃(시제품 양산) 할 것“이라며 ”칩 성능은 전 세대 대비 15% 개선되고, 전력 소모는 2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미디어텍은 ‘모바일 두뇌’인 차세대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TSMC의 2㎚ 공정을 통해 양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디어텍은 AP 제품인 디멘시티 시리즈를 TSMC의 3㎚ 공정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
미디어텍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설계 자산(IP)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차이리싱 CEO는 “AI 칩 성능이 고도화되면서 HBM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내년부터 맞춤형 HBM 제품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6세대 HBM(HBM4)과 7세대 HBM(HBM4E)의 IP를 공급해 주문형 반도체(ASIC) 시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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