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정책 다이브
GTX 공약 따져보니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에이(A) 노선 서울 연신내역의 모습. 연합뉴스
6·3 대선 주요 후보들이 앞다퉈 광역급행철도(GTX·지티엑스) 확대 공약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모두 지티엑스를 비수도권까지 확대해 지역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지티엑스를 전국적으로 설치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하지만 수요와 재원 문제 등을 이유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각 후보 지티엑스 구상은?
김문수 후보는 지티엑스를 전국 5대 광역권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임기 내 지티엑스 에이(A)∼시(C) 노선 개통과 디(D)∼에프(F) 착공을 약속했고, 인천에서 서울 강남권을 거쳐 경기 포천을 연결하는 지(G) 노선을 추가 공약했다. 현재 지티엑스 에이노선 가운데 운정중앙역~서울역, 수서역~동탄역 등 일부 노선만이 개통해 운영 중이다. 김 후보는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대전·세종·충청, 광주·전남에도 각각 지티엑스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임기 동안 에이∼시 노선 건설을 지연 없이 진행하고, 디∼에프 노선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가 제안한 지티엑스 플러스, 즉 지·에프(F) 노선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지티엑스 비·디 노선을 각각 강원 춘천·원주와 연결하고, 충청 일부에도 연장하는 방안도 내놨다.
■ ‘교통혁명’ 약속했지만…현실성은?
재원은 어떻게 할까? 지티엑스는 노선 하나당 사업비 4조∼5조원이 든다. 이재명 후보는 정부 지출 조정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김문수 후보는 민간 투자 유치를 방안으로 꼽았다. 하지만 진행 중인 지티엑스 사업도 재원 문제로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재원 확보 계획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재 가장 경제성이 좋다고 평가받던 에이 노선 일부 구간만 부분 개통했고, 비와 시 노선은 지난해 초 착공식을 열고도 삽조차 뜨지 못했다.
지티엑스 전국 확대를 두고는 수요 부족을 문제 삼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교통연구원이 내놓은 ‘초광역권 실현을 위한 광역급행철도 추진방안’을 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교통전문가 15명 중 11명이 광역급행철도 사업 추진 문제점으로 ‘지방의 부족한 철도 수요’를 꼽았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초광역권 형성을 위해 지자체가 무리하게 광역급행철도 사업을 고수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예산 집행”이라며 “인구, 수요, 교통, 세입 등을 고려해 지역 여건에 적합한 교통수단 선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민간 투자 유치를 통해 사업을 진행할 경우에는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훈배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은 “지금 도시철도는 민자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현장도 수익을 내기 위해 적은 인력만 운용하다 보니 안전 문제가 계속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민간 투자 유치 현실성도 떨어지지만, 유치를 하더라도 다른 철도보다 더 깊숙이 지하로 들어가는 지티엑스의 안전 문제를 어떻게 책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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