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이 갤럭시 S25시리즈를 체험하고 있다. 박지호 jihopress@etnews.com
삼성전자가 동남아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1위를 탈환했다. 인공지능(AI) 기능을 내세운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략으로 소비자 수요를 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남아 스마트폰 시장 전체 출하량은 228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팬데믹 이후 5분기 연속 이어졌던 성장세가 처음으로 꺾였다.
이 기간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년 대비 5% 상승하며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중저가 수요는 위축된 반면, 고가 제품 수요는 늘어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저가형 모델을 주력으로 하는 중국 제조사 트랜션(TRANSSION)과 오포(OPPO) 출하량은 각각 20%포인트(p), 16%p 줄어들며 이번 분기 출하량이 집계된 주요 제조사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러쉬안 치우 옴디아 리서치 매니저는 “2025년 초 동남아 시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소비자 수요가 위축되면서 중저가 시장이 특히 타격을 받았다”면서 “반면 ASP는 고가 제품 출시 영향으로 전년 대비 5% 상승하며 202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동남아시아 1분기 ASP 상승은 삼성전자가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기존 저가 위주 포트폴리오에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Z시리즈와 S시리즈를 확대했다. 그 결과 작년 4분기 트랜션에 내줬던 선두 자리를 1분기 만에 되찾아오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동남아시아 시장에 총 430만대를 출하했다. 지역별 출하량 기준 점유율을 살펴보면 베트남(28%)과 태국(22%)에서 1위를 유지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샤오미(18%)에 소폭 밀린 17%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필리핀(13%)에서는 3위, 인도네시아(16%)에서는 4위에 각각 올랐다.
셩 윈 차우 옴디아 수석 분석가는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가 전년 대비 47% 성장하며 프리미엄 전략 효과를 봤다”며 “삼성전자가 기존 저가형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동남아시아 시장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지속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지 제조사들의 스마트폰 전략 수정도 이뤄질 전망이다. 러쉬안 치우 매니저는 “올해 동남아시아 시장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1분기 동남아시아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강세를 보였다. 샤오미는 전년 대비 4% 성장한 400만대를 출하하며 17% 점유율로 2위에 올랐다. 트랜지션(15%)·오포(14%)·비보(12%) 역시 시장 상위권에 포진했다. 1분기 중국 브랜드의 합산 점유율은 58%에 달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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