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공약 톺아보기 - <3> GTX·교통 개선
李 “수도권 1시간 경제권으로”
金 “전국 5대 광역권에도 GTX”
전문가 “지역소멸 가속화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역균형발전을 꾀하겠다면서도 수도권 중심의 광역급행철도(GTX) 연장·확대 공약을 내세워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GTX 연장·확대는 필연적으로 ‘수도권으로의 인구 흡입’을 불러와 지역 소멸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통망 유휴화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엄밀한 수요 예측이 필요하고, 사업비 상승에 따른 현실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0일 각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경기지사 출신인 두 후보는 공통적으로 수도권 표심을 얻기 위해 GTX 연장·확대를 공약했다. 이 후보는 “수도권 주요 거점을 1시간 경제권으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GTX A·B·C 노선은 지연되지 않게 추진하고, 수도권 외곽과 강원까지 연장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GTX D·E·F 등 신규 노선에 대해서는 지역 간 수요와 효율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경기도가 제안한 수도권 전역을 평균 30분대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GTX플러스 노선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 역시 임기 내 GTX A·B·C 노선을 모두 개통하고, D·E·F 노선을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타당성 검증 중인 A·B·C 노선 연장을 적극 지원해 수도권과 충청을 잇는 동탄~청주공항 GTX를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김 후보는 더 나아가 “GTX를 5대 광역권(수도권·부울경권·대구경북권·충청권·광주전남권)으로 확장해 전국급행철도망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 공약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두 후보의 수도권 GTX 공약을 두고 전문가들은 지방 소멸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GTX A·B·C 노선을 통해 수도권은 점차 외연을 확장해 지방에서 이동하는 흡입 인구의 용량을 늘렸다”며 “GTX 추가 노선은 수도권 흡입 인구 용량을 더욱 늘리며 지방을 무너뜨리는 강력한 한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 교수는 “지역균형발전을 하겠다면서 GTX 공약을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지방에 대한 투자를 통해 GTX 연장·확대가 필요 없게 만드는 게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제언했다.
정밀한 수요 예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치적 관점에서 수요 예측을 하면 필연적으로 과다 집계돼 국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당장 수도권 인구는 늘고 있지만 전반적인 인구 감소 현상은 빠르게 진행 중”이라며 “정치적으로 접근하면 자칫 광역 교통망이 유휴화될 수 있다”고 했다. 전 교수는 “지방 공항이 정치적 수요 예측에 따라 지어졌지만 제대로 운영되는 곳이 없다”며 “이러한 문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민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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