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NPU 등 ‘원천 기술’ 강조한 이재명
20만 인재·유니콘 ‘기반마련’ 집중 김문수
전문가 “보상체계 재편 인재 유출 막아야”
6·3 대통령 선거 주요 후보들이 나란히 대규모 재원 투자를 앞세워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핵심 의제로 내세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AI 민간 투자 100조원 시대’를, 김문수 국민희힘 대선 후보는 ‘민관합동펀드 100조원 조성’을 각각 내걸었다. 전문가는 이 같은 대규모 지원 방안에 환영하면서도, 인재 양성이 해외 인재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한 보상 체계 마련이 더욱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20일 제 21대 대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을 보면, 우선 이재명 후보는 민간에 AI와 관련해 100조원 규모의 대규모 재원을 투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공공 주도로 AI 원천 기술 개발을 이끄는 데에 방점이 찍혔다. 구체적인 재원 투입 계획을 보면 대규모 AI 데이터 센터 건설을 통한 ‘AI 고속도로’, 고성능그래픽장치(GPU) 5만 개 이상 확보 등이 담겼다. 생성형 AI 무료 사용 등으로 ‘AI 기본사회’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포함됐다.
김문수 후보는 민관펀드를 100조 규모로 조성해 유니콘 기업을 육성 및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AI 유니콘 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민관펀드와 함께 글로벌 AI 융합센터를 구축해 GPU, 신경망처리장치(NPU),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원천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AI 필수 인프라인 전력은 원전 확대, 한국형 소형원전(SMR)으로 확보하고 산업용 전기료를 낮추겠다는 공약도 포함됐다.
글로벌 AI 경쟁이 격화한 상황인만큼 AI 분야에 대규모 재원 투입이 필수적이라는 데엔 전문가들 이견이 없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AI 산업은 지금 밸류체인 전체가 함께 움직여 발전하는 상황”이라며 “자원 확보, 데이터 센터 조성, 데이터 활용 문제까지 각각 조 단위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규모의 경제’로 밀어붙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인재 육성 차원에서 보다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는 AI 우수 인재에 대한 병역특례로 혜택을 주겠다는 공약을, 김 후보는 AI 대학원과 소프트웨어(SW) 중심 대학 등으로 인재 20만명을 양성하겠다는 공약을 세웠다.
특히 인재 양성에 앞서, ‘인재 유출’ 관점에서 대응 마련이 보다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최 교수는 “중국 딥시크(DeepSeek)의 30세 주요 개발자에 샤오미가 연봉 20억원에 스카우트를 제안한 사례를 보면, 학력이나 직급에 상관 없에 그에 맞는 파격적인 보상이 이뤄져야 인재 확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여진영 연세대 인공지능학과 교수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는 핵심 인재들에 대한 보상 체계가 먼저 마련되지 않으면, 아무리 막대한 지원이 있어도 무의미한 투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당 후보 공약에는 AI 정책을 정부 차원에서 이끌겠다는 구상도 포함됐다. 김 후보는 부총리급 AI 부서 신설을 공약했다. 김 후보는 과학기술부총리가 주도해 과학기술 연구개발 및 예산과 조직을 통합 관리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대선 출마 발표문에서 “국가인공지능위원회 기능을 내실화하겠다”며 AI 중심 기구로 재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가인공지능위원회는 인공지능 정책을 심의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로 지난해 출범했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과학기술을 보다 비중 있게 정부에서 다루는 것은 과학계 오래된 염원”이라며 “어떤 방식이 됐든 과학기술 정책을 통합하고 총괄하는 체계 마련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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