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춘천영화제’
‘2025 춘천영화제’(이사장 박기복)가 상영시간표를 공개하며 올해 영화제의 전체 윤곽을 드러냈다. 오는 6월 26일부터 29일까지, 춘천예술촌과 메가박스 남춘천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장편 17편, 단편 32편 총 49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개막작은 각각 춘천과 원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안준국·조현경 감독의 공동 연출작 ‘미션’이다. 안준국 감독은 ‘개인[전]’(2022), 조현경 감독은 ‘나의 X언니’(2023) 단편을 연출했으며, ‘미션’은 이들이 공동 연출한 첫 장편영화다.
강원영화학교 심화과정 실습작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강원지역 영화 교육의 성과를 보여주는 사례로, 장우진 감독이 원안과 제작에 참여하고 배우 양흥주가 주연을 맡아 지역 영화 생태계에서 춘천의 입지를 드러낸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영화 ‘미션’ 스틸
‘미션’은 흑백으로 촬영되어 한밤중의 빛과 그림자로 서스펜스를 고조시켜 고전영화의 질감으로 하이틴 영화를 보는 듯한 신선한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올해 ‘클로즈업’ 섹션은 양우석 감독을 조명한다. 웹툰 작가 출신인 그는 직접 쓴 시나리오로 연출한 데뷔작 ‘변호인’(2013)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영화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 ‘변호인’ ‘강철비’ ‘대가족’ 스틸 . 양우석 감독 (오른쪽)
이후 ‘강철비’(2017) ‘강철비2: 정상회담’(2020)을 통해 한국 사회의 정치 현실을 장르적으로 풀어내며 주목받았고, 최근작 ‘대가족’(2024)에서는 정자기증과 비혈연 가족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내며 새로운 결을 보여줬다. 특별전에는 ‘변호인’ ‘강철비’ ‘대가족’ 상영과 함께 주성철 씨네플레이 편집장이 진행하는 스페셜 토크가 마련된다.
올해 ‘액터스 체어’ 주인공은 영화 ‘힘을 낼 시간’(2024)의 배우 최성은이다. 2018년 연극 ‘피의 씨앗’으로 데뷔해 영화 ‘시동’(2019)으로 춘사영화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고, 이후 ‘십개월의 미래’(2021) ‘젠틀맨’(2022) ‘로기완’(2024)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섬세하고 단단한 연기력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이번 토크 프로그램에서는 ‘힘을 낼 시간’ 상영 후 작품과 연기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관객과 나눈다.
영화 ‘힘을 낼 시간’ 스틸 . 배우 최성은 (오른쪽)
‘시네마틱 춘천’ 섹션에서는 김대환 감독의 신작 ‘비밀일 수밖에’를 비롯해 단편 ‘구멍뚫기’ ‘부자산행’ ‘산행’ ‘소양강 소녀’ ‘울지않는 사자’ ‘유리벽’ ‘차가운 겨울 바람이 불어오면 하루를 보내’ ‘몽고반점’까지 강원 지역 창작자들의 영화적 성과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인디 시네마’는 춘천영화제가 깊은 고민과 시선으로 선정한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섹션으로, 장편으로는 이란희 감독의 ‘3학년 2학기’, 조희영 감독의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 남궁선 감독의 ‘힘을 낼 시간’이, 단편 묶음으로는 ‘두 번의 장례’ ‘사요나라, 사랑해, 사요나라’ ‘종의 소리’가 상영된다.
‘다큐 포커스’ 섹션에는 강원도 정선의 사북민주항쟁을 다룬 박봉남 감독의 ‘1980 사북’, 강원도 인제를 배경으로 한 임중완 감독의 ‘꽃풀소’, 이일하 감독의 ‘호루몽’이 선정되어 동시대의 사회적 맥락과 목소리를 생생히 포착한 세 편의 다큐멘터리를 선보인다.
‘2025 춘천영화제’ 타임테이블
‘애니 초이스’ 섹션에서는 스톱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대가로 불리는 애덤 엘리어트 감독의 장편 ‘달팽이의 회고록’을 비롯해, ‘겨울잠’ ‘뉴-월드 관광’ ‘서클’ ‘창귀’ ‘짱뚱이네 똥황토’까지 다채로운 단편 애니메이션이 묶음 상영된다. 세밀한 감정과 풍부한 상상력이 공존하는 작품들로 관객의 감성을 자극할 예정이다.
‘리플레이’ 섹션에는 다시 극장에서 보고 싶은 가치 있는 영화를 소환한다. 올해는 데미 무어의 커리어에서 가장 강렬한 연기로 평가받은 바디 호러 장르의 ‘서브스턴스’, 스페인의 거장 빅토르 에리세 감독의 31년 만의 귀환작 ‘클로즈 유어 아이즈’가 상영된다.
자세한 상영작 정보와 관객과의 대화(GV) 참여 게스트 명단은 6월 4일 공개되며, 온라인 예매는 6월 11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지역문화예술 플랫폼인 ‘춘천예술촌’
춘천영화제는 춘천문화재단과 협력해 지역문화예술 플랫폼인 ‘춘천예술촌’을 야외 행사 공간으로 활용한다. 시민과 예술가, 영화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참여형 축제를 지향하는 이번 영화제는 오는 6월 26일 춘천예술촌 잔디마당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29일까지 야외 상영, 공연, 체험 이벤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춘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춘천예술촌은 과거 기무부대 관사로 사용되던 유휴 공간을 리모델링해 2021년 12월에 문을 연 시각예술 중심의 아티스트 레지던시 공간이다. 예술인에게는 안정적인 창작 환경을, 시민에게는 일상 속 예술 경험을 제공하며 춘천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화제 박기복 이사장은 “춘천예술촌에서 열리는 야외 프로그램은 단순한 장소 변화가 아니라, 시민과 더욱 가까워지고자 하는 영화제의 새로운 시도”라며 “지역 예술의 현장성과 축제성을 함께 품은 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춘천영화제는 현재 5월 30일까지 텀블벅을 통해 예매권, 굿즈, 숙박권 등이 포함된 사전 후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참여 방법과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25 춘천영화제’ 포스터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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