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출신으로
계엄·탄핵 책임서 자유롭지 않아
"탄핵 반대" 주장, 사과·반성 없어
윤석열에 선도 못 그어 '뒷북 탈당'
파격 공약 없이 전 정부 정책 재탕
중도층 많은 노인·청년 공략 '기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좀체 중도 확장력을 보이지 못하면서 지지율을 올리는데 애를 먹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를 받아 14~1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9명 대상 RDD표집률 기반 무선 자동응답전화(ARS) 100% 방식으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에 ±2.5%포인트(p), 응답률 8.4%)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0.2%를 기록했다. 이어 김문수 후보가 35.6%,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8.7%로 나타났다.
정치 성향별 정당 지지율에서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중도층은 민주당 48.7%-국민의힘 27.2%-개혁신당 8.9% 지지율을 보여 중도 민심은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있었다. 다자 구도에서 중도층의 후보 지지율은 이재명 53.5%-김문수 30.0%-이준석 12.6%를 기록했다. 양자 대결로 좁히면 이재명 58.6%-김문수 35.1%를 보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단일화해도 이재명 후보와 격차가 줄지 않았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뉴스
◇반성과 쇄신없는 국민의힘 = 12.3 내란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돼 치러지는 조기 대선이다. 집권 여당 국민의힘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정 운영 실패와 대통령 폭주를 막지 못한 반성과 쇄신하는 자세를 보여야 함에도 그러지 못했다.
김문수 후보 자체가 중도층이 원하는 인물상과 거리가 멀다. 그는 탄핵 심판 과정에서 "비상계엄은 잘못된 것이지만 탄핵에는 반대한다"며 윤 전 대통령 편을 들었다. 대선 후보가 된 후 당에 윤 전 대통령 '출당'·'제명'을 요구하기는커녕 "대통령님 판단에 맡긴다"며 확실하게 선을 긋지 않았다. 17일 이뤄진 '자진 탈당'은 그를 추종하는 극우 지지층 눈치를 보다 읍소하듯 요청한 끝에 겨우 얻어낸 '허락'으로 비쳤다. 윤 전 대통령은 한 술 더 떠 탈당의 변에서 사과와 반성 없이 김문수 후보를 향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래서는 중도층 마음을 돌리기가 어렵다. 당내에서도 같은 의견이 제시됐다. 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은 "중도 확장을 막는 심각한 악재"라면서 "이번 대선이 윤석열과 이재명 대결이 되면 필패"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계엄 선포를 국민에게 엄숙히 사과해야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전 대선 경선 후보도 "계엄과 탄핵 반대에 진심으로 국민께 사과하고,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단호히 절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6일 경기 화성시 동탄역 앞에서 GTX 관련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도층 어필할 정책도 보이지 않아 = 중도층을 겨냥한 파격적인 공약도 눈에 띄지 않는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통합'을 강조하며 이념보다는 경제와 성장 중심 공약을 내세웠다. 충청·강원 등 유동 투표층이 많은 지역에서는 국가균형발전과 관련한 맞춤 공약, 부산 등 전략 지역에는 해양수산부와 국내 최대 해운회사인 HMM 이전 등 파격적 공약으로 표심을 흔들고 있다.
반면 김문수 후보 공약은 지방 이전 기업에 파격적인 세제 감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각 권역별 확산 등 윤석열 정부 정책을 재탕한 것들이 많다. 다만 19일 복지에 민감한 중도층이 많은 노인·청년 정책 행보에 나서면서 반전을 꾀했다. 그는 이날 대한노인회를 방문하면서 △근로소득에 따른 노령연금 감액 제도 폐지 △소득 하위 50% 이하 취약계층 기초연금 월 40만 원 단계적 인상 △요양병원 입원 환자 간병비 지원 △치매 노인 주간보호서비스 이용 가능 시간 확대 등 공약을 제시했다.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성년의 날' 행사에서는 △청년 결혼 3·3·3 주택 도입(결혼하면 3년, 첫째 아이 3년, 둘째 아이 3년 등 총 9년간 주거비 지원) △공공주택 10% 이상 1인 가구 청년 우선 공급 △주변 시세 절반 임대료를 적용한 '반값 공유하우스' 도입 △청년 1인 가구 임대료·보증금 지원 등을 약속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거대책본부장. /연합뉴스
윤재옥 중앙선거대책위 총괄본부장은 이날 "민주당은 지지자에 유동층까지 결집돼 있고, 우리는 계엄·탄핵을 거치며 실망한 유동층이 이탈돼 있어 이들을 결집해가는 과정"이라며 "결집이 끝나면 중도층까지 외연을 확장해야 하는데, 일단 조기 대선을 유발한 분노를 누그러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노가 좀 누그러지면 유권자가 김 후보가 살아온 삶의 과정이나 이력, 공직 성과 등을 상대 후보와 비교하게 될 것"이라며 "하루 1%p씩 올려 사전투표 전 골든크로스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인용한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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