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막구균.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발열, 두통, 오심…. 단순 독감 아니었어?”
1세 미만 영아에게 치명적인 세균이 있다. 증상 발현 8시간 이내에는 독감과 유사한 양상이 나타나지만 곧 의식 상실, 발작, 섬망 증세와 같이 중증 증상으로 빠르게 진행돼 24시간 이내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수막구균 감염증’이다.
수막구균 감염증은 수막구균이라는 세균에 의해 감염되는 급성 감염병으로, 주로 뇌수막염과 패혈증을 일으키는 중증 질환이다.
이 중에서도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은 증상 발생 후 24시간 이내에 사망할 정도로 급격하게 빠른 진행이 특징이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지만, 초기 증상만으로 가늠하기 어렵다.
치료를 위해서는 가능한 빠르게 항생제를 투여해야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더라도 치사율은 10~14%로 높게 나타난다.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환자의 뇌척수액 현미경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특히 수막구균 감염증은 1세 미만 영아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초보 부모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수막구균 감염 사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완화된 2023년 이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질병관리청 주요 감염병 통계에 따르면 2022년 3명에서 2023년 11명, 2024년 17명으로 집계됐다. 1세 미만 영아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어린 자녀가 수막구균에 감염되면 평행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호주의 연구에 따르면, 1세 미만의 영아가 수막구균에 감염되면 후유증 발생 가능성이 50%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 및 학업 능력 저하, 신경학적 및 인지기능 저하 등의 발달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 가족 구성원 전체의 삶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막구균 세균. [게티이미지뱅크]
수막구균 감염증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백신이다.
수막구균 질환을 발생시키는 혈청군의 종류는 다양하고 국가 간 유행하는 혈청군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까지 보고된 수막구균 감염증 대부분은 6가지 혈청군(A, B, C, W, X, Y)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출시돼 있는 백신들을 접종할 경우 5가지 혈청군(A, B, C, W, Y)을 예방할 수 있다.
수막구균 백신.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에 도입된 백신은 크게 백세로, 멘비오 등이 있다.
벡세로는 혈청군 B에 의한 침습성 수막구균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백신으로, 2013년 유럽에서 처음 허가된 이후 2024년부터 국내에서도 접종이 가능하다. 생후 2개월 이상부터 접종 가능하다.
최근까지 국내에서는 혈청군 B에 의한 수막구균 질환 감염 보고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벡세로의 접종 필요성이 더욱 조명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벡세로는 세계 판매 1위 수막구균 B군 백신으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접종되고 있다.
멘비오는 혈청군 A, C, W, Y에 의한 침습성 수막구균 질환을 예방하는 백신으로, 생후 2개월부터 55세까지 접종 가능하다. 따라서 벡세로와 멘비오를 함께 접종하면 주요 5가지 혈청군(A, B, C, W, Y)에 의한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
후유증이 치명적인 질환일수록, 감염되기 전 예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영유아 시기의 자녀는 면역 체계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각종 감염병에 취약한 시기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녀와 가족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감염병에 대한 인식을 점검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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