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진 팀엘리시움 공동대표 인터뷰
창립 9년 만에 손익분기점 돌파
AI 체형 분석 솔루션 '바디닷피트니스'
병원·피트니스 등 고객 500곳 돌파
자체 데이터 5000명 이상 확보
맞춤 운동 추천 기술로 CES 혁신상
[이데일리 최연두 기자] “인바디 검사해보니 체지방률이 10% 나왔어”라는 말은 이제 운동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상적인 표현이 됐다. 인공지능(AI) 헬스케어 기업 팀엘리시움은 자체 개발한 체형 분석기 ‘바디닷’을 통해 브랜드명을 인바디처럼 고유명사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창립 9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사업성과 시장성 모두에서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김원진 팀엘리시움 공동대표(사진=팀엘리시움)
김원진 팀엘리시움 공동대표는 최근 서울 서초구 팀엘리시움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언젠가 바디닷이 ‘인바디’처럼 체형 분석의 대명사로 불릴 수 있길 바란다”면서 체형 분석기 대중화를 향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원진 공동대표는 컴퓨터비전·AI 분야로 석사 학위를 마친 뒤, 2017년 5월 중학교 동창인 개발자 출신 박은식 공동대표, 한의학 전공의 주성수 의학총괄이사와 함께 팀엘리시움을 공동 창업했다. 세 사람은 의료기관 현장에서 오십견 등 운동장애 질환을 여전히 재래식 도구로 진단하는 현실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AI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진단 솔루션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김 대표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대국하던 2017년, 병원에서는 여전히 환자의 팔 각도를 각도기로 재고 있었다”며 “AI를 활용하면 이보다 훨씬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팀엘리시움은 AI 체형 분석기 ‘바디닷피트니스’ 공급을 주요 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바디닷은 이용자의 자세를 촬영하고, AI가 신체 주요 부위의 정렬 상태를 분석해 체형 지표를 수치화해주는 장비다. 대표적 근골격계 이상 증상인 거북목, 골반 비대칭, 척추측만 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시각화한다.
바디닷에 탑재되는 AI 모델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내부 데이터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외 5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3차원(3D) 인체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이 과정에 의료진과 운동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해 관절 등 해부학적 부위를 정밀 레이벨링하며 학습 정확도를 높였다.
김 대표는 “AI 성능은 결국 얼마나 질 좋은 데이터를 갖고 있느냐에 달렸다”며 “내부에 상주하는 의료진, 피트니스 전문가들과 함께 촬영·분석·검증까지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팀엘리시움에는 의료진뿐 아니라 피트니스 강사 등 운동 전문가도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달 기준 바디닷은 정형외과·한의원·재활의학과 등 전국 400곳 이상의 병의원에 공급됐다. 작년부터는 피트니스·필라테스 센터 등 비의료 기관으로도 고객층이 확대됐다.
김원진 팀엘리시움 공동대표가 최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팀엘리시움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최연두 기자)
기술은 ‘운동 처방’ 단계까지 확장 중이다. 팀엘리시움은 AI가 이용자별 맞춤 운동을 추천하는 신규 기능을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IT·가전 전시 행사 ‘CES 2025’에서 처음 선보였는데, 당시 이 기능은 피트니스 부문 혁신상을 수상했다. 올해 하반기에 국내 기업과 기관 대상으로 바디닷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실제 기능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성과가 나왔다. 팀엘리시움은 올해 상반기 손익분기점(BEP)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규모 외부 투자 없이도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기술 중심 스타트업이 내부 역량만으로도 자생 가능한 모델을 만든 사례”라고 강조했다.
사업 영역은 공공으로도 확장 중이다. 팀엘리시움은 초중고생 대상 체형 불균형 검사 서비스를 학교에 제공하고 있으며, 서초구청과는 시니어 요양시설의 근골격계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현재까지 약 2만명의 학생이 바디닷으로 체형 검사를 받았다.
해외 진출도 본격화한다. 팀엘리시움은 현재 미국, 일본, 대만, 동남아 등 복수 국가의 유통사와 제품 수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체형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올해 중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수출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체형 분석기 ‘바디닷피트니스’ 홍보 이미지(사진=팀엘리시움)
인공지능(AI) 체형 분석기 ‘바디닷피트니스’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1월 7일~10일(현지시간) 열린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피트니스 부문 혁신상을 수상했다.(사진=팀엘리시움)
최연두 (yond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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