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보이스피싱 조직 유포 앱 5090건 포착
경찰과 공조해 현장 출동... 악성 앱 삭제 활동 전개하기도
KT, 2개월 만에 160억 원 피해 예방... SKT는 은행과 맞손
LG유플러스 임직원이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자체 보이스피싱 고객 피해 방지 분석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똑똑한' 인공지능(AI)이 금융사기 차단의 파수꾼으로 떠오르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AI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 및 차단 기술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피해를 막는 데 톡톡히 공을 세우고 있다. 자칫 수천억 원 규모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면서 AI의 유용함을 피부로 와닿게 하는 모습이다.
LG유플러스는 자체 AI 기반 고객피해방지 분석 시스템을 활용하고 경찰과도 공조해 2~4월 피해 예방 금액으로 환산해 약 2,087억 원 규모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았다고 18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유포한 것으로 분석된 악성 앱 5,090건을 알아차려 경찰청에 정보를 제공했고 경찰은 피해 의심 고객의 거주지를 직접 찾아가 현장에서 악성 앱을 지우는 등 실질적 구제 활동을 펼쳤다.
LG유플러스는 앞으로 악성 앱 경보 서비스와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ixi-O)'의 탐지 시나리오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홍관희 LG유플러스 정보보안센터장(CISO/CPO)은 "보이스피싱 범죄 건수와 피해 액수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어 고객 보호를 위한 노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고객들이 더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자체 보안 역량을 강화하고 경찰과의 협업을 더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I가 보이스피싱을 탐지하고 예방하는 최전선에 섰다. 인공지능 이미지 생성프로그램 달리3(Dall-e-3)로 생성한 이미지
AI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예방은 비단 LG유플러스에 그치지 않는다. KT는 1월 22일 AI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알림 서비스를 출시했다. 서비스 개시 후 두 달 동안 1,528건의 의심 통화를 분석한 결과 탐지 정확도는 90.3%에 달했다. 이 중 392건은 실제 보이스피싱으로 확인됐으며 정부가 발표한 2024년 건당 평균 피해액 4,100만 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60억 원의 피해를 예방한 것으로 분석된다.
KT는 서울경찰청과 협력해 악성 앱 설치 URL 정보를 연계, 실제 피해자를 찾아내 계좌 지급정지 등 조치로 20억 원대 추가 피해도 막았다. 4월부터는 케이뱅크와 협력해 금융권 최초로 AI 탐지 정보를 은행에 제공, 출금 정지 등 실시간 금융사기 대응에도 나섰다. KT는 AI 엔진 고도화와 화이트리스트 업데이트를 통해 상반기 내 정확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자사 AI 사이버보안 기술 '스캠뱅가드'를 바탕으로 통신 정보와 금융 데이터를 연계한 이상탐지 통합 서비스를 IBK기업은행 및 AI 서비스 '에이닷(A.)'에 적용하고 있다. △AI 미끼문자 탐지 시스템 △피싱 시도 채팅 탐지 시스템 △보이스피싱 통화 패턴 분석 AI △본인 확인 분석 AI 등 AI 기술을 적용해 탐지 정확도를 높여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전자금융 사기를 실시간으로 탐지·분석한다. IBK기업은행 보이스피싱 모니터링시스템에 적용한 결과 2주 만에 26건의 피해와 약 5억9,000만 원의 금전 손실을 예방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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