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당구소년’ 김영원(17·하림)은 여전히 당구가 너무 좋다. 당구 연습에 전념하기 위해 고교 진학도 포기할 만큼 열정이 남다르다. 그런 열정은 프로당구 PBA 최연소 우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영원은 2024년 당구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앞서 2년간 챌린지 투어(3부)와 드림 투어(2부)에서 실력과 경험을 쌓은 뒤 지난 시즌 본격적으로 1부 무대에 입성했다.
김영원은 단숨에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1부 투어로 승격한 시즌 첫 대회(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더니 6차 대회였던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 2024~25’에선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당시 그의 나이 만 17세 23일이었다.
이후 7차 투어(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도 4강에 오른 김영원은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상금 순위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한 시즌 동안 17살 소년이 벌어들인 상금만 무려 1억 5750만원에 이르렀다.
김영원의 상금은 당연히 부모님이 관리한다. 그렇다고 부모님이 마음대로 그 돈을 쓰는 것은 결코 아니다.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재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김영원의 아버지는 상금을 모아 도봉구 방학동에 아들을 위한 전용 연습실을 마련했다. 새 연습실에는 PBA에서 사용되는 당구대 4개가 놓였다. 어른들 눈치 보지 않고 또래 친구들과 마음껏 연습할 수 있다.
김영원은 “아버지께서 어린 친구들과 연습하기 위한 연습실을 만들어주셨다. 많은 비용이 들어간 걸로 알고 있다”며 “여행도 많이 다녀왔다. 상금 덕분에 즐겁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재미있는 것도 많은 나이지만 김영원의 머릿속에는 당구 생각밖에 없다.
그는 “항상 연습하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 한창때는 하루에 당구만 10시간 연습했다”며 “지금은 다른 것까지 같이 준비하다 보니까 하루에 당구는 5∼6시간 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년 전과 달라진 점도 있다. 당구 외에 체력 운동과 영어 공부를 병행한다는 점이다.
김영원은 “지난 시즌 7세트에 가면 페이스가 무너지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체력을 다지기 위해 달리기 등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팀리그에서 해외 선수와 지내다 보니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영어도 조금씩 공부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중학교 졸업 후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대신 당구를 선택한 김영원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고,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당구 선수로 성공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당구 연습을 원하는 만큼 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다 똑같을 수 없으니까 나처럼 하라고 말은 못하겠다”면서도 “그래도 이렇게 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가올 2025~26시즌 김영원은 신생팀 ‘하림’ 소속으로 팀리그에서 활약한다. 나이는 어리지만 실질적으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에이스라는 점에서 책임감도 크다.
그는 “올 시즌은 팀리그 우승이라는 선물을 받고 싶다. 사실 욕심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당구만 계속 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며 “지난 시즌은 운이 많이 따랐는데 올 시즌은 더 단단해지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