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메인 및 서브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 번역과 최적화가 단점
"퀄리티 높은 2D 일러스트와 연출, 매력적인 스토리의 턴제 RPG"
신월동행은 파이어윅 네트워크에서 개발하고 가레나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게임이다. 작년 10월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한국에서는 13일부터 20일까지 파이널 튜닝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 게임을 눈여겨 보게 된 계기는 소위 말하는 '아방가르드'한 일러스트 때문이었다. 미소녀를 내세운 흔한 서브컬처 게임인 줄 알고 지나치려 했는데 주인공 디자인이 뭔가 심상치 않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파이널 튜닝 테스트에 신청했다.
신월동행은 턴제 전투 시스템 위주 초자연 미스터리 RPG다. 기억을 잃은 주인공과 그가 이끄는 팀이 각종 초자연 현상과 초실체, 음모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았다.
딱 봐도 알겠지만 특정 단체가 초자연 현상 및 존재를 일반인에게서 격리하고 관리 감독한다는 SCP 재단에 영향을 받은 세계관이다. 한국에서는 프로젝트문 로보토미 코퍼레이션이나 림버스 컴퍼니 쪽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일상의 이면에서 발생하는 미스테리한 사건들과 존재들을 두고 각 세력이 대립하고 있으며, 주인공과 그가 이끄는 오렌지 블레이드는 그 중 하나인 초현상 관리국 소속이다. 주인공과 그의 팀은 모종의 사건으로 쿠데타 누명을 쓰고 관리국에서 쫓겨났지만, 이후 각종 초자연 현상과 초실체 사건에 엮인다.
■ 세계관과 잘 어울리는 아트 스타일과 고퀄리티 연출
- 스토리 일러스트, 컷신 보는 재미가 있다
- 기본적으로 횡스크롤 방식으로 탐색하며 진행한다
그래픽은 2D 일러스트 위주로 세계관 특유의 환상적이고 기괴한 느낌을 잘 살렸다. 흔히 생각하는 세련된 서브컬처 일러스트와는 다른 섬세한 스타일인데 게임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초반 스토리 역시 일러스트를 감상하느라 홀린 듯이 읽었다.
횡스크롤 탐색이나 연출에서 등장하는 SD 일러스트도 깔끔하다. 대화 장면에서의 캐릭터 움직임은 디테일이 아쉬울 때가 있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라이브 2D를 활용한 모션 연출은 굉장히 멋지며, 특히 전투 중 한계스킬 컷신이 매력적이다.
탐색 과정에서 파티원 능력치에 따라 탐색 선택지를 고를 수 있는 것도 재밌었다. 성공하면 추가 재화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입장 시 요구하는 스탯을 맞춰 입장하면 100% 성공한다.
컷신 대사창은 아래로 따로 빼는 것이 아니라 인게임에서 말풍선처럼 출력되는 형식이다. 세계관이 세계관이다보니 대화에 포함되는 정보값이 많은데, 고유 명사 같은 정보들은 따로 띄워서 설명을 보여줘서 이해하기 편했다. 스토리에 힘을 준 게임이다보니 가독성에 신경을 쓴 태가 난다.
■ 작가의 관록이 느껴지는 흡입력 있는 스토리
- 서브 스토리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자탈 에피소드
- 일회성 이벤트 디테일에도 공을 들였다
스포일러를 삼가기 위해 자세한 사항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메인 스토리 역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신월동행 첫 인상은 아트가 매력적인 게임이었는데 스토리에서 기성 작가의 관록이 느껴질 줄은 몰랐다.
이런 류의 게임은 자기 세계관이나 캐릭터에 집중해 읽는 사람을 소외시키기 쉽다. 신월동행은 생각보다 친절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메인 플롯 위주로 진행해 흡입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등장 인물의 매력적인 부분을 조명하는 스토리 작가의 역량이 돋보였다.
곳곳에서 발생하는 이상 현상을 해결한다는 콘셉트에 맞게 서브 스토리도 공을 들였다. 사자탈, 소녀와 강아지 등 초현실 현상에 대한 이야기답게 기묘하면서도 감성적인 매력이 있다. 현실에서도 괴담이나 미스테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신월동행 역시 만족스럽게 플레이할 것이다.
다만 작은 화면에 뜨는 자잘한 글씨를 집중해서 읽다 보면 눈이 쉽게 피로해진다. 이를 보조하기 위해서인지 메인 스토리 대사는 대부분 더빙이 된 상태지만, 태블릿이나 PC 클라이언트처럼 큰 화면이었다면 훨씬 더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다.
■ 익숙한 맛의 4인 파티 턴제 전투
- 전투 진입 전 적의 속성과 정보를 확인 가능
- 익숙한 4인 파티 턴제 전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투는 우리가 먹던 흔한 4인 파티 턴제 전투 그대로다. 속성 체계 역시 이름은 약간 다르지만 불, 풀, 물, 빛, 어둠 5속성으로 이해하면 쉽다. 포지션에 따라 타깃팅 범위가 달라지는데, 가운데 배치하면 모든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대신 적의 공격도 자주 받는다. 보통은 힐딜딜탱이나 힐딜딜힐 순으로 배치하는 편이다.
속성이 있는 게임답게 유불리도 존재하지만, 속성보다는 캐릭터 혹은 파티 상호 시너지와 매커니즘이 더 중요한 게임으로 보였다. 지원 캐릭터는 지원 스킬을 초반에는 조합에 머리 쓸 필요 없이 오렌지 블레이드 4인방만 키워도 쾌적한 스토리 진행이 가능했다.
오렌지 블레이드 멤버들은 육성 페이백 이벤트가 있어 초반에 쏠쏠하게 사용할 수 있고, 특히 메인 광역 딜러 센슈의 사용감이 좋다. 필수 캐릭터에 연연하지 않아도 캐릭터와 스토리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강점이다.
편의 기능으로 자동 및 배속 전투를 지원하며, 고난도 보스 전투 등 특정 상황에서는 컨트롤을 요구한다. 자원 던전의 경우 배수 입장 기능도 있어 게임 플레이 피로도는 높지 않았다. 플레이하면서 딱 분재용 서브 게임에 적합한 스타일이라고 느꼈다.
■ 번역과 발열만 해결하면 기대주로 충분
- 스토리는 좋았으나 번역이 다소 아쉬웠던 심야 포장마차
- 일러스트와 연출, 스토리는 정말 매력적이다
아무래도 번역이 가장 아쉬웠다. 존대와 반말을 오락가락하는 인물 대사나 오타를 보면 스토리 몰입이 깨지곤 했다. 아마 부분 부분 번역을 나눠서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데, 스토리가 매력적인 게임인만큼 총체적 검수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최적화 이슈도 있다. 프레임 드롭이나 버벅이는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발열이 심한 편이다. 기자는 갤럭시 S24 울트라 기기로 플레이했는데, 초기 설정에서 아무 것도 건드리지 않았더니 순식간에 핸드폰이 불타올라서 놀랐다. 정식 출시 전 꼭 개선되길 바란다.
신월동행의 파이널 튜닝 테스트는 정식 출시를 기다릴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지금 테스트가 진행 중인데, 실시간으로 번역 오류나 더빙 음성 오류를 꾸준하게 피드백할 정도라 믿음이 간다. 아트 스타일과 특색 있는 세계관도 그렇고, 번역과 발열만 해결하면 꾸준히 플레이할 만한 게임이다.
suminh@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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