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영 드림모션 대표 인터뷰
“애견인에 따뜻한 위로 되길”
이준영 드림모션 대표. 크래프톤 제공
“사람 곁에서 조건 없이 친구가 되어주는 존재가 강아지잖아요. 세상 작은 존재들에게 마음 한 조각을 떼어주는 그런 게임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믿음으로 이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꼭 제대로 만들어 출시하겠습니다.”
이준영 드림모션 대표는 16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의 애견 박람회 ‘2025 메가주 일산’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크래프톤 산하 독립 스튜디오 드림모션이 개발 중인 ‘마이 리틀 퍼피’는 ‘사람이 죽으면 먼저 가 있던 강아지가 마중을 나온다’는 속설에서 영감을 받은 스토리 중심 싱글플레이 어드벤처 게임이다.
이 게임은 유기견 보호소에서 입양한 웰시코기 ‘봉구’의 시점에서 저승길에 접어든 주인을 맞이하러 떠나는 여정을 담고 있다. 게이머는 ‘강아지 천국’을 시작으로 바다, 사막, 설원 등 다양한 저승의 공간을 모험하며, 각지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들의 사연을 마주하게 된다.
이 대표는 “게임 속 봉구는 실제로 무지개다리를 건넌 우리 집 강아지”라면서 “전작에서는 사무라이, 전쟁 같은 무거운 주제를 다뤘지만, 이번 작품은 10년 전부터 꼭 만들고 싶었던 내용을 실현한 것이다. 언젠가는 누군가의 마음에 감동으로 남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아이디어 노트에 기록해왔다”고 밝혔다.
마이 리틀 퍼피는 처음부터 끝까지 강아지의 시선으로 세상을 마주하고, 관찰한다. 주인공 봉구 외에도 각기각색의 사연을 품은 강아지들이 등장한다. 이들 이야기 하나하나에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이 있다.
“강아지의 행동과 외형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개발자들 입장에선 사람 캐릭터는 익숙한데 강아지는 표현하기가 훨씬 어렵다고 하더라. 냄새 맡기, 땅 파기, 오줌 누기 같은 실제 강아지의 행동에만 집중한 게임플레이를 구현하고자 했다.”
“개인적으로 ‘동물농장’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같은 TV 프로그램을 좋아하는데 거기서 본 안타까운 사연들도 게임에 담았다.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유기견뿐 아니라 한쪽 눈이 없는 강아지, 믹스견 등 다양한 견종이 등장할 예정이다.”
이준영 드림모션 대표.
이 대표는 감정선을 중심으로 게임이 전개되는 만큼 상실, 슬픔 같은 감정에 매몰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썼다고 한다.
“슬픈 게임처럼 보이는 건 피하고 싶었다. 신파처럼 흐르면 오히려 불쾌함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반려견과의 이별은 힘들지만, 함께한 시간은 대체로 행복하다. 산책하던 기억, 눈밭에서 뛰놀던 장면들을 떠올릴 수 있게 게임을 만들었다. 게임을 플레이하고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경험이 됐으면 한다.”
마이 리틀 퍼피는 6~8시간 가량의 플레이 타임을 갖는다. 올해 4분기 중 PC 버전 출시를 목표로 하며 이후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 스위치 콘솔 버전도 차례로 론칭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3월에 공개한 체험판은 일본에서 특히 반응이 좋았다. 콘솔 버전을 준비하게 된 것도 일본 유저들의 관심이 컸기 때문”이라면서 “체험판을 통한 유저 피드백을 종합하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100만장 판매가 목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너더라도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언젠가 ‘강아지를 떠나보낸 사람에게 추천하는 게임’으로 기억된다면 정말 보람될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개인적으로 재미만 있는 건 진짜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의미와 여운이 남아야 진짜 좋은 게임이다. 마이 리틀 퍼피는 드림모션의 비전을 향해 내딛는 첫걸음이다. 어디선가 본 듯한 게임은 만들지 않겠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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