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요약
李, "1기 신도시 재정비"…金 "3·3·3 청년주택 공급"
초광역권 조성·지방 분권으로 '지역 발전' 공약도
민감한 '부동산 공약' 숨고르기?…콕 찍은 세종은 '들썩'
세종,5월 둘째 주 아파트값 0.48% 상승…전국 최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류영주, 황진환 기자
21대 조기 대통령 선거에서 부동산과 주거 정책에 대한 공약이 과거 사례와 비교할 때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공급을 늘리겠다는 구상을 내놨지만, 지난 2022년 대선에서 등장한 '임기 내 250만 가구 공급'과 같은 파급력 있는 공약은 찾기 어렵고 재원 마련도 풀어야 할 숙제다.
17일 대선 유력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10대 정책 공약을 살펴보면, 두 후보 모두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겠다는 측면도 비슷하다.
이 후보의 부동산 관련 공약 중에서는 1기 신도시(분당·일산·산본·중동·평촌) 노후 인프라 재정비와 수원, 용인, 안산, 인천 등 노후계획도시 재건축 지원이 눈에 띈다. 1시 신도시를 재정비해 원주민들의 이탈과 서울로 집중되는 현상을 막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또 고품질 공공임대주택 및 공공임대 비율을 단계적으로 늘리고, 서울 노후 도심의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상향과 분담금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4기 신도시 개발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3·3·3 청년주택 공급'을 전면에 내세웠다. 결혼하면 3년, 첫 아이를 낳으면 3년, 둘째 아이 때는 3년 등으로 총 9년간 주거비를 지원하는 주택을 매년 10만 가구 공급하겠다는 약속이다. 특히 공공주택의 10% 이상을 1인 가구 맞춤형으로 건설해서 특별 공급한다. 청년 세대를 위한 주거 정책으로 신생아 특례대출과 생애 최초 대출 요건 완화도 제안했다. 재개발·재건축 권한을 기초자치단체로 넘겨 지금은 15년 넘게 걸리는 사업 기간 단축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지역 경쟁력 강화와 균형 발전을 위해 초광역권 조성을 강조했다. 또한 국회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을 세종시로 옮기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세종 행정수도와 '5극 3특'을 제시했다.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임기 내 건립하는 것을 시작으로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5극 3특은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등 5대 초광역권과 제주·강원·전북 등 3대 특별자치도를 구성하겠다는 방안이다. 균형 발전을 위한 국가자치분권회의를 신설하는 내용과 행정체계 개편을 위한 범부처 통합 TF를 구성하겠다고도 밝혔다.
전국 5대 광역권을 표방한 김 후보의 핵심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다. GTX를 전국 5대(수도권·부울경권·대구경북권·충청권·광주전남권) 광역권으로 확장해 지역 균형 발전과 미래 전략 산업 활성화를 위한 초광역권 메가시티(수도권·충청권·호남권·대경권·동남권)를 추진하겠다고 주장했다. 국회의 세종 완전 이전과 세종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내용도 공약에 포함했다. 기업 유치를 위해 지자체의 노동‧기업‧교육·세제 등 규제 완화를 적극 수용하겠다고도 밝혔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6일 경기 화성시 동탄역 앞에서 GTX 관련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동산 시장에서는 유력 후보들이 내놓은 주거와 부동산 관련 정책이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선거 기간이 짧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과 '세수 펑크'라는 현 정부 재원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파격적인 공약 대신 신중한 입장을 취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전체적으로 부동산을 선거 공약으로 이슈화하려는 의도가 없는 것이 확연해 보인다"면서 "선거일까지 남은 기간이 짧기에, 지금 시점에서 더욱 상세한 계획을 내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공급 계획이 나오지 않은 이유는 지난 선거에서 무리한 수치를 제시했던 것에 대한 학습효과가 반영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무리한 공급 목표를 수치로 강제하면, 실무에서도 무리한 실적을 내려는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도 "(공약) 준비 시간도 짧아서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하기에는 물리적으로도 어려웠을 것"이라며 "선거 기간 중에는 표출되기는 어렵겠지만, 선거 이후 집권하게 되면 제일 우선적으로 공급 확대 정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주요 후보들이 국회를 비롯해 행정수도 이전, 대통령 집무실 설치 등의 공약을 내놓으며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둘째 주(12일 기준)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값은 0.48% 상승으로 전국에서 가장 상승폭이 컸다. 국토연구원이 조사한 지난달 세종시 주택 매매 소비심리 지수도 전월 대비 35.9포인트(p) 오른 157.6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게 조사됐다.
다만 세종시의 최근 상승세가 대선 이후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선거 영향을 받은 만큼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이행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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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승모 기자 cnc@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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