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게임특위, 산업 노동환경 개선 간담회
“주 52시간 근무 당연한 분위기… 주4일제 촉진해야”
“부정적 산업 인식, 정부에서 개선해야”
강유정, 조승래 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관한 게임산업 노동환경 개선 간담회가 16일 오전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진창현 카카오노조 산하 엑스엘게임즈분회 부지회장, 노영호 웹젠노조 지회장, 배수찬 넥슨노조 지회장, 이장주 특위 부위원장,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부지회장(네이버 지회장), 차상준 스마일게이트노조 지회장, 송가람 엔씨소프트노조 지회장.
“점심 먹고 사무실 들어오니 오후 2시쯤 폐업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오후 6시에 짐 싸고 사무실을 나왔다. 결국 전직원이 퇴사했는데 그 회사는 폐업하지 않고 영업을 계속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게임사 노동조합의 목소리를 수렴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에서 나온 얘기다. 게임사 노조 리더들은 “게임사엔 권고사직이 일상”이라면서 근로환경 개선을 당에 요청했다.
강유정, 조승래 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관한 게임산업 노동환경 개선 간담회가 16일 오전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현재 국내 게임 산업계 노조는 화섬식품노조 IT 위원회에 들어가 있다.
행사장에 배석한 진창현 카카오노조 산하 엑스엘게임즈분회장은 “회사 인식이 실적 위주이고 사측이 근로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라면서 “근무가 자유롭다는 게임 산업에 대한 인식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출퇴근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편하게 생각해서 출근을 안 하면 당연히 사측은 출입 기록 같은 걸 찾아서 징계하고 페널티를 준다. 하지만 밤 늦게까지 일한 것에 대해선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오세윤 화섬노조 부위원장(네이버 지회장)은 “최근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가 비극적인 선택을 한 분이 있었는데 그 책임이 가장 큰 경영 책임자를 네이버가 다시 불렀다”면서 “IT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창업자를 중심으로, 창업자를 따르는 소수의 경영진이 이너 서클을 공고하게 자리잡고 20년이 지났는데도 경영진 돌려막기를 하며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소수가 권력을 가지고 결정권을 독점하는 상황이 이 업계가 발전하지 못하는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차상준 스마일게이트노조 지회장은 “주4일제 근무를 촉진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주 52시간을 더 늘려야 한다는 얘기가 윤석열 정권에서 나왔지만 근로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좋은 퀄리티의 게임이 생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즐거워야 하는 사람도 즐거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게임 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노동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다. 노영호 웹젠노조 지회장은 “인식 개선을 정부 차원에서 노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게임을 개발하는 노동자 입장에서 직업, 가치에 대한 보장을 선언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지회장은 “게임질병코드 등재 같은 얘기가 나온다. 게임은 도리어 교육의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면서 “게임이 가진 문화적, 콘텐츠적 가치를 알리는 데 힘써줬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배수찬 넥슨노조 지회장은 “저희는 일반 사무직과 똑같은 회사원일 뿐”이라면서 “게임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유연 근무제를 확대하려고 하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법 개정에 실망했다. 게임 회사 노동자들은 특별하지 않다”고 일갈했다.
배 지회장은 “근로 시간을 더 늘려야 한다면서 실제 우리가 얼마나 일하는지 데이터가 전혀 없다. 정부뿐 아니라 경기도, 성남시 모두 마찬가지였다. 통계나 데이터를 회사나 어디서든 받은 것 없이 사측 말만 듣고 정책을 추진하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업계에 포괄임금제가 폐지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도 “자회사를 만들어 포괄임금제를 다시 도입하는 꼼수가 성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52시간을 꽉 채워서 계속 일하면 몸이 망가진다. 52시간을 허용한다고 해서 계속 그렇게 해도 된다는 인식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장을 맡은 이장주 특위 부위원장은 “민주당 게임 공약 7번째에 포괄임금제 금지 등을 근로기준법에 명문화하겠다는 게 있다. 입법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송가람 엔씨소프트노조 지회장은 “이 자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노사정 합의체 같은 게 쭉 운영되며 유지됐으면 한다. 산업적으로, 정책적으로 병행될 수 있는 첫걸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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