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방송·문화]
애플TV 이어 JTBC·BBC 협업 다큐
맨몸 잠수·여성 중심 공동체에 주목
“해녀의 아픔, 애환, 강인함 전해지길”
한국의 고유한 문화인 ‘해녀 문화’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에서의 ‘해녀 콘텐츠’ 제작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JTBC와 영국 BBC 스튜디오가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 ‘딥 다이브 코리아: 송지효의 해녀 모험’에서 배우 송지효가 해녀복을 입고 해녀들과 함께 걸어가는 모습. JTBC 제공
해외 콘텐츠 업체들이 제주도와 해녀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해외에서 한국의 해녀 문화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잇달아 제작돼 눈길을 끈다.
JTBC는 영국 BBC의 자회사인 BBC 스튜디오와 해녀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딥 다이브 코리아: 송지효의 해녀 모험’(딥 다이브)을 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 3개월간 촬영된 이 다큐멘터리는 배우 송지효가 제주에서 해녀 물질에 도전하고, 해녀들과 유대감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딥 다이브’는 15일부터 JTBC와 BBC 어스 채널에서 3주간 방송된다.
JTBC와 영국 BBC 스튜디오가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 '딥 다이브 코리아: 송지효의 해녀 모험' 이미지. JTBC 제공
‘딥 다이브’를 연출한 허진 국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 코리아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BBC와 공동 제작하는 과정엔 어려움이 많았다. 언어도, 문화도 다르고, 한국의 방송 프로세스에는 없는, 다른 지점들도 많았다”면서도 “한국에만 있는 특별한 해녀 문화를 담아내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진정성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기획 단계에서 BBC 측이 먼저 해녀를 소재로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그간 국내에서 해녀를 소재로 한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의 콘텐츠가 많았던 탓에, 허 국장은 회의감을 표했다. 하지만 BBC 측은 “해녀를 소재로 하되, 누군가의 시선을 통해 해녀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게 ‘딥 다이브’다.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된 제주의 해녀 문화는 최근 들어 외국에서의 주목도가 높아졌다. 2020년엔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 파타고니아코리아가 제주 해녀를 주제로 다룬 다큐멘터리 영상 ‘제주에서 얻은 교훈’을 제작했고, 지난해 애플tv 플러스에서는 한국계 미국인 수 킴 감독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마지막 해녀들’이 공개됐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된 ‘마지막 해녀들’의 기자간담회에는 외신 기자들도 참석해 해녀 공동체의 의의 등을 물었다.
최근엔 CNN과 워싱턴포스트 등 여러 외신이 해녀에 대한 기사를 보도했다. 지난 2일 과학 저널 ‘셀 리포츠’에 해녀들이 맨몸으로 오랜 시간 잠수할 수 있는 신체적, 유전적 이유를 분석한 논문이 실리면서다.
이처럼 해외에서 한국의 해녀 문화에 관심이 높은 건, 해외에선 볼 수 없는 맨몸 잠수와 여성 중심 공동체라는 특성 때문이다. 허 국장은 “유럽에서 가장 관심 있는 한국의 지역과 인물을 물어보면 제주도와 해녀를 꼽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해녀는 잘 모른다더라”며 “유럽이나 아시아권 국가에선 해녀를 보며 ‘남자도 하기 힘든 물속에서의 작업을 왜, 어떻게 여성들이 하지? 왜 산소통 없이 작업하지?’ 하며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K콘텐츠의 인기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해녀를 비롯한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송지효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도 해녀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그것과 저희 다큐멘터리를 함께 보면 해녀가 얼마나 힘든 직업이기에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으려 하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콘텐츠들을 통해 해녀들의 아픔, 애환 그리고 강인함이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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