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과 스토리 연출 대폭 업그레이드… 낮아진 쫄작 효율 아쉬워
세븐나이츠는 기자가 가장 오랫동안 플레이한 모바일 게임이다. 수집형 RPG라는 장르가 자리 잡기 전, 매력적인 일러스트와 화려한 스킬 연출로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이었다.
넷마블 '세븐나이츠 리버스(이하 세나 리버스)'는 원작의 감성을 계승했다. 뼈대는 유지하되 비주얼, 스토리 연출, 캐릭터 모델링 등을 대폭 업그레이드했고 복잡했던 시스템도 훨씬 단순화됐다. 쫄작과 덱 육성이라는 특유의 재미를 잘 녹여냈다.
다만, 원작 초기 버전에 가깝다 보니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이 강하다. 아무래도 각성, 신화 각성 이후의 세븐나이츠가 임팩트가 강하기 때문에 오랜만에 접하는 유저들은 콘텐츠 밀도나 전략적 깊이가 다소 얕게 느껴질 수 있다.
비주얼과 UI는 현세대에 맞게 깔끔하게 개선됐고, 영웅 연출 등에서 원작 팬을 겨냥한 요소들도 보인다.
다만 신규 유저를 사로잡을 한 방은 아직 없다. 개발진이 밝힌 대로 유저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그 시절과는 완전히 달라진 유저들의 플레이 성향을 정확히 반영해야 한다.
■ 시각적 완성도와 몰입감 모두 챙겼다
- 원작에서 텍스트로만 진행됐던 스토리를 컷신으로 감상할 수 있다
세나 리버스는 원작의 2D 그래픽을 3D로 재구성해 시각적 완성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익숙한 영웅들이 입체적인 형태로 재탄생하면서 신선함과 시각적 만족감을 제공한다. 캐릭터의 모델링부터 모션, 이펙트까지 세심하게 구현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주요 영웅들의 스킬 연출이 인상적이다. 스킬 사용 시 발생하는 컷신이나 특수 연출은 박력 있고 스타일리시하다. 덕분에 반복되는 자동 전투에서도 지루함보다는 꾸준한 볼거리가 유지된다.
스토리 전달 방식도 한층 진화했다. 원작에서는 일러스트와 텍스트 위주의 정적인 방식이었다면 세나 리버스에서는 3D 컷신과 시네마틱 영상이 적극 활용된다. 대사를 읽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장면을 보고 맛보는 구조가 강화됐다.
스토리 초반부터 컷신이 적극적으로 등장한다. 예컨대 아일린의 등장 장면이나 레이첼과의 갈등처럼 서사의 주요 분기점마다 애니메이션 컷신이 삽입돼 몰입감을 높인다. 단순한 대사 전달이 아닌, 인물 간 감정과 상황이 시청각적으로 전달된다.
이러한 연출은 스토리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 특히 원작을 접해보지 않은 유저들도 자연스럽게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세븐나이츠를 처음 접하더라도 이질감 없이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는 사실은 큰 장점이다.
■ 편의성은 상승, 쫄작 효율은 하락
- 반복 전투 횟수가 30회로 고정되어 있다
전투는 자동으로 이뤄진다. 실시간 조작보다는 전투 전 편성 전략이 더 중요하다. 어떤 영웅을 조합하느냐, 어떤 스킬 우선순위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전투 구도가 달라진다.
원작에서도 그랬듯이 효율 중심의 플레이가 기본이다. 캐릭터 육성 속도와 성장 루트가 플레이의 핵심이다. 단순히 강한 캐릭터를 얻는 것보다 육성 루틴을 얼마나 이해하고 최적화하느냐가 중요하다.
대표적인 방식이 바로 '쫄작'이다. 강력한 영웅 한 명이 낮은 레벨의 영웅 여러 명을 이끌며 빠르게 성장시키는 구조다. MMORPG의 버스 태우기와 유사한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출시 전부터 강조했던 쫄작 계승은 실제 플레이에서는 다소 제약이 따른다. 반복 전투는 최대 30회로 고정됐며, 더 플레이하려면 반복 전투를 직접 다시 시작해야 한다. 오프라인 반복 기능이 도입됐지만 반복 횟수 자체가 적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제한을 해소하려면 유료 월정액 상품인 '엘레나의 축복'을 구매해야 한다. 가격은 6000원이며, 구매 시 반복 횟수가 300회 추가된다. 그러나 열쇠 소비량 대비 루비 획득 효율이 낮고 열쇠 구매 횟수도 하루 10회로 제한돼 자유로운 쫄작이 어렵다.
- 쫄작 효율도 높지 않다
■ 세나의 꽃, 결투장은 과연?
- 결투장은 아직 메타가 정립되지 않았다
세나 리버스에서도 결투장은 여전히 핵심 콘텐츠다. 다만 출시 초기인 만큼 메타가 명확하게 정립된 상태는 아니다. 유저마다 확보한 영웅 풀이 크게 다르고, 장비 세팅도 천차만별이라 덱 구성도 제각각이다.
원작에서 익숙한 조합이 일부 등장한다. 대표적으로 발리스타를 중심으로 한 공덱이나 제이브를 활용한 방덱이 눈에 띈다. 아직은 완성도가 높지 않다. 영웅 수급이 제한적이고 성급이 낮기 때문이다.
현재 두각을 나타내는 건 상태 이상 기반 덱이다. 제이브의 기절, 스파이크의 빙결 같은 스킬로 적을 제압하는 조합이 주를 이룬다. 상대가 상태 이상 면역 수단을 마련하지 못한 경우 한 번의 스킬 연계로 그대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원작에서 상태 이상 저항을 담당했던 엘리시아, 칼 헤론 등 주요 캐릭터가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보석이나 전용 장비 시스템도 완비되지 않았다. 특정 메타가 자리 잡기 전까지는 상태이상 덱이 유리한 구도다.
■ 신규 유저 배려 장치가 필요하다
- 원작은 계승했으나 신규 유저들을 위한 장치가 부족하다
세나 리버스는 확실히 원작 팬을 위한 게임이다. 친숙한 영웅들이 다시 등장하고, 익숙한 용어와 설정, 시스템이 그대로 이어진다. 원작의 감성이나 전투 구조, 스토리 흐름 등을 기억하고 있는 유저라면 충분히 향수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쫄작 같은 시스템이나 주요 영웅들의 상성, 역할 분배 등이 그대로 계승돼 오랜 팬이라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원작을 즐겨본 유저에게는 세븐나이츠가 왜 재밌는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익숙한 재미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낸 셈이다.
원작을 접해보지 못한 유저라면 상황은 조금 다르다. 기본 구조가 전통적인 수집형 RPG에 가깝고 자동 전투 기반인 만큼 익숙하지 않으면 초반 몰입이 쉽지 않다. 특히 최근 대세인 오픈월드형 RPG나 액션 중심 서브컬처 게임에 익숙한 유저라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물론 연출 측면에서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시도는 돋보인다. 컷신 활용과 직관적인 UI는 처음 접하는 유저에게도 친절하다. 하지만 기본적인 시스템 자체가 서사에 기반한 캐릭터성보다는 육성과 효율 중심인 만큼 새로운 유저를 사로잡기엔 한계가 있다.
요약하면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원작 팬이라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다만 "처음 보는 게임인데 해볼까"라는 관점에서는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기존 팬층에 충실한 구조와 연출을 갖춘 만큼 신규 유저 유입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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