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딥테크 기업에 최대 11억
사업화·연구개발 집중 지원
해외투자자 IR 기회도 마련
1년만에 기업가치 2배 껑충
'유니콘' 기업도 두 곳 탄생
망고부스트·엠피웨이브 등
11대1 뚫고 새 '초격차 기업'

성장 잠재력이 높은 딥테크 스타트업을 집중 지원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그램이 시행 3년 차에 접어들며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가 핵심 기술을 검증해 국내 투자 유치가 한층 수월해지고, 부처 주도로 해외 투자자들과 만남을 주선하자 해외 사업 확장에도 속도가 붙는 것이다.

15일 중기부에 따르면 2023년부터 시행돼온 '초격차 프로젝트'에 선정된 407개 스타트업 중 인공지능(AI) 기업 리벨리온과 반도체 설계기업 파두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인정받아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기업가치 1000억원이 넘는 '예비유니콘'도 51곳에 달한다. 2023년 선정된 바이오헬스 스타트업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이듬해 기업가치 45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시스템 반도체 스타트업 하이퍼엑셀은 2023년 지원 당시 기업가치가 430억원이었는데, 초격차 프로젝트에 선정된 지 1년 만에 4배 가까이 껑충 뛴 2000억원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중기부가 초격차 프로젝트에서 개별 기업에 지원하는 금액은 3년간 최대 6억원의 기술 사업화 자금과 2년간 최대 5억원의 연구개발(R&D) 자금을 비롯해 총 11억원이다. 벤처캐피털(VC) 등 외부 투자에 비하면 금액은 크지 않지만, 정부가 선정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서울대 시스템반도체산업진흥센터,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등 분야별 전문기관과 연결해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돕는다. 정부가 직접 스타트업이 초격차 기술을 사업화로 이어갈 수 있는 다리를 놓아준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해외 VC 네트워킹 데이 등 정기적 투자 유치 행사를 열어 해외에 진출할 길을 터주기도 한다. 미국 CES에서 올해 혁신상을 수상한 국내 기업 98곳 중 27곳이 초격차 스타트업일 정도로, K딥테크 기업에 대한 해외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 2년간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407개 기업에서 지원 전보다 누적 투자 유치액이 43.2% 상승했다. 지난해 선정된 기업은 지원 전 평균 연간 20억5000만원을 유치했지만, 초격차 프로젝트 선정 이후에는 35억8000만원을 유치하며 74%나 증가했다. 투자가 늘면서 기업가치도 회사당 평균 201억원에서 409억50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커졌다.

2023년 초격차 스타트업에 선정된 하이퍼엑셀의 김주영 대표는 "정부가 만든 자리에서 다양한 해외 투자자와 만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잘 알지 못했던 중국 VC를 만날 수 있게 된 것도 수확"이라고 말했다. 올해 신규 모집에 선정된 뤼튼테크놀로지의 이세영 대표도 "올해 일본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데, 초격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싶다"고 기대했다.

뤼튼테크놀로지를 포함해 올해 11대1의 경쟁률을 뚫고 182개 스타트업이 새롭게 초격차 프로젝트에 선발됐다. AI 인프라스트럭처 최적화 솔루션을 만드는 망고부스트코리아,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바스젠바이오, 선박 자율운항 솔루션을 개발하는 씨드로닉스, 청각 보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엠피웨이브 등 쟁쟁한 딥테크 스타트업이 이름을 올렸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초격차 스타트업은 정부 사업 중 유일하게 한 번 선정되면 최장 5년까지 사업화 자금과 R&D 자금을 다년간 집중 지원하는 사업"이라며 "앞으로도 K딥테크 스타트업이 글로벌 유니콘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전방위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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