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S 첫 위성 발사 2029년 9월로
항법 시스템 설계에서 난관 나타나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념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용도의 첫 위성이 당초 예정보다 2년 가까이 연기된 2029년 9월 발사된다. 핵심 기기 개발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위성 총 8기가 필요한 ‘KPS 구축 완료’ 시점도 본래 계획된 2035년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대두된다. 과학계 일각에서는 KPS에 기술적인 약점이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우주항공청은 15일 제5회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를 개최하고 KPS 구축을 위한 첫번째 위성 발사를 미루는 내용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당초 예정보다 20개월 개발 기간을 연장해 2029년 9월 KPS 구축용 첫 위성을 쏘기로 한 것이다.
2022년부터 정부가 추진한 KPS 사업 목적은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 무리를 사용해 한반도 인근에 특화된 초정밀 위치·항법·시각 정보를 국내에 제공하는 것이다. 미국 GPS와 병행 사용된다.
KPS에는 국내 우주개발 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3조7234억원이 투입된다. 총 8기 위성이 지구 궤도에 올라갈 예정이다. 현재 위성항법시스템은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중국, 인도, 일본만 보유하고 있다.
KPS 위성 첫 발사가 연기된 이유는 항법 탑재체 시스템 설계의 어려움 때문이다. 항법 탑재체는 위성이 전파 신호를 만들어 쏘도록 하는 핵심 기기다. 우주청은 설계와 개발·검증을 위한 기간을 추가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우주청은 당초 KPS 위성 8기를 2035년까지 지구 궤도에 모두 올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첫 위성 발사가 20개월이나 지연되면서 후속 위성 발사도 순차적으로 늦어질 가능성이 대두된다. 이렇게 되면 KPS 구축 완료 시점도 지연된다.
우주청 관계자는 “총 8기 가운데 후반부에 우주로 나갈 위성들의 발사 간격을 촘촘하게 설정할 방침”이라며 “2035년까지 KPS를 완성한다는 당초 일정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사 일정 연기와 별개로 KPS에 근본적인 약점이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는 것은 논란거리다. KPS 위성의 고도(약 3만6000㎞)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김승조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명예교수(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는 “고도 약 2만㎞를 도는 미국 GPS 위성보다도 운영 고도가 높다”며 “고도가 높으면 위성에서 나오는 전파 신호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명예교수는 “고도 3000~4000㎞에 저가형 위성 100여기를 다수 띄우는 것이 신호 강도 확보와 재원 절감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주청에서는 신호 강도는 기술적인 대응으로 조절할 수 있고, 낮은 고도를 도는 항법용 위성은 현 단계에서 기술적으로 안정화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4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재원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향후 KPS 구축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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