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인간 줄기세포 활용한 ‘폐포 어셈블로이드’ 개발
중증 코로나19, 고위험 조류 인플루엔자 연구에 활용
이미옥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책임연구원./생명연
국내 연구진이 동물실험을 대체할 새로운 인간 폐 모델을 개발했다. 기존 동물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고, 감염병 연구와 호흡기 신약 개발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이미옥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김정현 질병청 보건연구관 연구진(아주대 약학대학 교수)과 공동으로 실제 인간 폐 환경을 모사할 수 있는 ‘폐포 어셈블로이드(iAlvAssemb)’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 4월 9일 게재됐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3차원 구조로 만든 미니 장기로, 실제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부분적으로 모사해 인간의 장기와 유사한 생리학적 환경을 실험실에서 재현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지난 4월 10일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전임상 안전성시험의 동물실험 축소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오가노이드 기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폐는 외부 공기와 직접 접촉하는 기관으로 바이러스, 세균, 미세먼지 등 유해 물질에 가장 먼저 노출되며, 이때 폐포 상피세포와 상주 대식세포는 1차 방어선으로서 상호 협력해 초기 면역반응을 조율한다. 지금까지 이러한 면역 기능에 대한 연구는 주로 마우스와 같은 실험동물 모델에 의존해 왔으나, 면역세포를 포함해 실제 인간 폐를 정확히 재현한 오가노이드가 필요했다.
연구진은 인간 줄기세포로부터 유도된 폐포 상피세포의 유사 세포와 대식세포의 유사 세포를 공동 배양해 실제 인간 폐의 구조와 면역 반응을 재현할 수 있는 ‘유도 폐포 어셈블로이드’를 만들었다. 두 세포군 각각의 분화와 기능적 특성을 최적화하고 공동 배양을 위한 맞춤형 배양 조건을 확립해 세포 간 상호작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도 성공했다.
해당 오가노이드는 손상된 상피세포 제거, 산화 지질 흡수, 결핵균 감염 반응 등 실제 폐포 대식세포가 수행하는 기능을 정교하게 재현할 수 있다. 연구진은 “현재 중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고위험 조류 인플루엔자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며 “국가전임상지원센터(KPEC)는 산학연에서 발굴한 호흡기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들의 유효성 평가에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옥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오가노이드 연구에서 면역세포의 부재가 주요 기능적 한계로 지적 받아왔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폐 손상과 감염성 질환 연구를 위한 새로운 3차원 연구플랫폼이 개발됐다”며 “향후 폐포 어셈블로이드를 활용한 빠르고 정확한 폐 면역반응 모사를 통해 폐 재생 신약 개발과 신변종 감염병의 신속한 대응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5),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5-58450-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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