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문수·이준석, 10대 공약에 디지털 산업 완화 반영
레오 14세 교황, 인류가 직면한 중요한 문제로 인공지능(AI) 거론
우리나라 천주교인 전체 11.4%
6·3대선 후보자들은 주요 공약에 인공지능(AI) 진흥을 전면에 내세웠다. 신성장 먹거리 산업인 만큼 규제보다는 진흥 키워드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AI 산업 발전 이면에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지속된 상황이기에 이에 대한 당위성을 알려 유권자 표심을 잡아야 하는 숙제는 남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공식 선거 운동시작일인 지난 12일 '10대 대선 공약'을 발표하면서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신산업 육성을 당면 과제로 제시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10대 공약에서 AI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규제기준국가제를 도입 등을 통해 완화에 초점을 뒀다.
이재명 후보는 1순위 공약 '세계 선도 경제강국 실현'을 통해 인공지능(AI)을 축으로 한 신산업 집중육성 전략을 구체적으로 담았다. 그러면서 '모두의 AI' 프로젝트 추진 및 규제 특례를 통한 AI 융복합 산업 활성화를 언급했다.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AI기본법과 흡사한 내용으로, 해당 법 19조 3항은 AI 융복합 산업 촉진이 담겼다. AI기본법은 지난해 범야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마련됐기에 이를 고려한 정책 설계로 보인다.
김문수 후보는 AI 규제 혁신을 담았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일자리 창출'을 1호 공약을 제시했고 2호 공약에서 'AI·에너지 3대 강국 도약'을 언급했다. 민간 주도 경제 활력을 끌어내겠다는 게 목표다. 이재명 후보의 산업 투자나 정부 재정 중심 접근보다 기업 환경 자체를 전면 개선하겠다는 의도다. 그래서 '기준국가제' 적용으로 국내에만 있는 규제는 폐지하는 등 세계적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준석 후보는 10대 공약에서 AI와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의 규제특례와 김문수 후보의 규제철폐 기조를 종합한 모델을 통해 규제 개선과 AI 인재 유치로 AI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신청자가 기준국가의 규제 사례를 제시하면, 해당 규제 수준을 국내에서 그대로 적용하는 특별 허가제인 '규제기준국가제'를 도입해 해외기업과 국내 기업의 형평성을 맞추는 게 핵심이다.
이처럼 세 후보는 경제와 디지털 산업을 대선 핵심 의제로 인식해 공약 상당 부분을 상위에 배치했다.
다만 AI 산업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복안은 선거 기간에는 보이지 않았다. 외연 확장이 핵심인 선거인 탓에 유권자의 마음도 어루만질 행동도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AI 규제를 촉구한 곳은 천주교다. 우리나라 천주교 신자는 지난해 말 기준 599만7654명으로 우리나라 총인구수(5270만5574명)의 11.4%에 달한다.
지난 8일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 교황은 인류가 직면한 중요한 문제로 인공지능(AI)을 꼽았다. 인간 존엄성과 정의, 노동을 지키는 데 도전이 된다고 우려했다.
교황은 지난 10일(현지 시각) 첫 공식 알현에서 "우리 시대 교회는 산업 혁명과 AI 분야 발전이 인간 존엄성, 정의, 노동의 보호에 새로운 도전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모든 이에게 사회 교리의 보물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황명을 '레오'로 선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레오 13세(재임 1878~1903년)는 교황 회칙 '레룸 노바룸'(Rerum Novarum, 새로운 사태)에서 산업화 시대 노동자 권리와 자본주의 문제를 다뤘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재임 2013~2025년 4월)도 재임 후반에 AI가 인류에 미치는 위협을 경계하며 이를 규제하기 위한 국제 협약을 촉구했다.
지난해 G7 정상회의 연설에서 "AI가 인간 중심적이어야 하며, 무기나 살상 수단 사용에 관한 결정이 항상 기계가 아닌 인간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또 북미 신학자, 철학자, 윤리학자로 구성된 교황청 산하 디지털문화센터의 AI연구그룹을 통해 지난해 '인공지능과 만남:윤리적 인간학적 탐구'를 출간했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과 도덕적 기준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 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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