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티베슬의 디팩트./엔씨소프트 제공
주요 게임사들이 슈팅(총싸움) 게임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게임을 즐기는 주력 소비층인 10~20대가 줄면서 국내 게임사 실적에서 해외 시장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슈팅 게임의 인기가 많기 때문이다.
15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이달 초 미국 게임 개발 스튜디오 엠티베슬(emptyvessel)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했다. 엔티베슬은 슈팅과 액션 어드벤처 게임에 특화된 게임사다. 회사를 창립한 개발진은 퀘이크, 콜오브듀티, 둠 등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1인칭 슈팅(FPS) 장르 게임의 제작에 참여한 경력이 있다. 엠티베슬은 현재 사이버펑크 스쿼드 대전 슈팅 게임 디펙트(DEFECT)를 개발 중이다.
이번 투자는 엔씨소프트의 게임 지식재산권(IP) 다변화 전략의 일환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창사 26년 만에 첫 연간 적자를 내는 등 부침을 겪었다. 중국 게임의 한국 시장 공세 속에서 대표작이자 20년 넘게 효자 노릇을 했던 ‘리니지’ 외 IP가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국내외 투자를 통해 게임 장르별 개발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등 IP 다변화로 다수 흥행 신작을 만들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그중 하나가 슈팅 게임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부터 슈팅 게임을 자체 개발 중이고 하반기 슈팅 게임 ‘LLL’, ‘타임 테이커즈’, ‘본파이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에도 PC·콘솔 3인칭 타임 서바이벌 슈팅 게임을 개발 중인 국내 개발사 ‘미스틸게임즈’ 등에 투자하는 등 슈팅 장르를 강화하고 있다.
좀비 아포칼립스 게임 ‘다키스트 데이즈’./NHN 제공
엔씨소프트 외 다른 게임사들도 올해 슈팅 게임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가 개발한 로그라이트 액션 슈팅 게임 ‘섹션 13’의 앞서 해보기 서비스를 마무리하고 26일부터 정식 서비스한다.
과거 ‘게임 명가’ 명성을 되찾겠다는 포부를 밝힌 NHN은 슈팅 RPG(역할수행게임) ‘다키스트 데이즈’를 다음 달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위메이드 산하 원웨이티켓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생존형 좀비 슈팅 게임 ‘미드나잇 워커스’를 하반기 선보인다.
게임사들이 슈팅 게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해당 장르가 북미·유럽 지역을 포함한 해외 시장에서 반응이 좋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를 끄는 게임 장르는 슈팅이었다. 특히 게임의 주요 소비층인 10~20대가 슈팅 게임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16~24세에서는 슈팅(63.2%)과 액션 어드벤처(58.5%)가 가장 인기가 많았고, 25~34세에서도 슈팅(57.7%)과 액션 어드벤처(54.1%)가 강세를 보였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슈팅 게임은 반응 속도가 빠르고 역동적이고 직관적이기 때문에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크래프톤 제공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의 대표작인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사례도 게임사들이 슈팅 장르를 강화하게 된 배경 중 하나로 꼽았다.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는데, 배틀그라운드 IP 중심의 콘텐츠 다양화 전략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슈팅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는 2017년 출시 이후 8년째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도 효자 IP이자 1인칭 슈팅 게임 ‘크로스파이어’가 20년째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슈팅 게임은 e스포츠 등으로 확장하기에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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