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정후 선수의 방망이가 돌아간 순간, 카메라는 관중석을 비춥니다. 이정후의 팬클럽이죠. 후리건스의 요란한 환호에 웃음이 절로 나왔는데요. 직선처럼 쭉 뻗어가서 홈구장인 오라클파크 오른쪽에 꽂힌 이 홈런에 정말 모두가 놀랐습니다.
홍지용 기자입니다.
[기자]
[애리조나 6:10 샌프란시스코/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가 석 점 앞선 8회 말 투아웃 주자 2루, 애리조나는 3번 타자 라모스를 고의 볼넷으로 거릅니다.
명색이 4번 타자인데, 이정후가 상대하기 더 쉽다고 판단한 겁니다.
애리조나는 왼손 투수 맨티플라이가 마운드에 있었고, 5월 타율이 1할대로 주춤한 좌타자와 맞서는 게 수월할 수 있었습니다.
애리조나의 선택은 처음엔 맞아떨어지는 듯했습니다.
이정후는 시속 140㎞짜리 싱커 2개를 손도 못 대고 놓치며 투 스트라이크에 몰렸습니다.
그리고 커브가 바깥쪽으로 멀리 벗어난 걸 지켜봤습니다.
1볼 2스트라이크, 이정후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127㎞ 몸쪽 커브를 주저 없이 잡아당겼습니다.
방망이를 떠난 공은 직선처럼 쭉 뻗어 나갔습니다.
107미터를 날아가 오른쪽 펜스 위 철판을 때렸습니다.
요란한 불꽃 모양 가발을 쓴 이정후의 팬클럽 '후리건스'는 모두 벌떡 일어섰습니다.
[메이저리그 중계 : 이정후가 경기장을 들썩이게 합니다. '후리건스'를 미치게 해요.]
7.6미터짜리 오른쪽 담장도, 바다에서 불어오는 맞바람도 이정후의 시즌 5번째 홈런은 막을 수 없었습니다.
느린 커브를 잡아당겨 정확한 라인 드라이브 타구를 만든 것도, 또 그렇게 홈런을 만든 것도 놀랍기만 했습니다.
이 쐐기포가 팀의 4연패도 끊어냈습니다.
이정후는 앞선 3회에도 체인지업을 받아쳐 중전 안타로 만들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 온 타격 사이클에 반등점을 찍었습니다.
5타수 2안타, 일주일만의 멀티히트로 타율을 2할 8푼 8리로 끌어올렸습니다.
[영상편집 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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