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베트남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샤오미, 출하량 늘리며 격차 좁혀
저가 제품 대신 고가 모델 선호 추세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이 1년 전보다 위축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갤럭시S25 시리즈와 갤럭시A 시리즈를 앞세워 선두를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S25 시리즈 출시가 지연됐지만 갤럭시A 시리즈로 판매량을 회복했다는 분석이다.
13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베트남의 올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감소했다.
베트남은 최근 5년간 1분기 기준으로 GDP 성장률이 최고치를 달리고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설(뗏) 연휴 이후 가계예산이 긴축 기조로 돌아서면서 소매 부문 판매가 부진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뗏 연휴 전 신제품을 선보였고 소매업체들은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 28%로 1위를 달렸다. 카운터포인트는 "삼성은 지난 1월 말 뗏 연휴로 물류·마케팅 문제에 직면해 베트남에서 갤럭시S25 시리즈 출시를 연기했지만 3월엔 적극적으로 여러 갤럭시A 시리즈 모델을 출시해 판매량 회복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점유율이 3%포인트 감소해 2위를 달리는 샤오미와의 격차가 좁혀졌다. 삼성전자의 베트남 내 출하량은 이 기간 13%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샤오미는 같은 기간 출하량을 9% 늘리면서 점유율이 20%에서 23%로 확대됐다.
샤오미가 출시한 '레드미 노트 14' 시리즈가 베트남 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다. 이 모델은 1분기에만 35만대 이상 출하됐다. 샤오미는 베트남 내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 현지 대표 유통기업인 모바일월드그룹(MWG)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4일 베트남 박닌 생산법인에서 스마트폰 9억대 생산 기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애플은 점유율을 5%포인트 끌어올린 17%를 기록했다. 출하량을 37% 늘린 영향이다. 베트남에선 최신형 고가 아이폰 모델의 인기가 높은데 이 기간 아이폰16 프로 맥스가 애플 제품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반면, 보급형 모델로 선보인 아이폰16e는 비교적 관심을 받지 못했다. 뗏 기간 제공된 할인 혜택으로 프리미엄 모델 수요가 높았다는 분석이다.
중국 오포도 17% 점유율로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오포는 지난해 1분기보다 출하량을 8% 늘렸다. 비보는 출하량이 25% 감소하면서 점유율도 1%포인트 감소한 5%에 머물렀다.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은 고가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도매가격 기준 200달러 미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체 시장에서 50%에 그쳤다. 사상 최저 기록이다. 카운터포인트는 "고급 기능 선호, 5G 연결 등이 소비자들의 가격대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400달러대 제품 출하량 비중이 지난해 1분기보다 19% 증가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 가격대에서 시장을 주도했고 오포가 뒤를 이었다.
베트남 스마트폰 출하량 중 5G 모델의 비중은 1분기 사상 최고치인 46%를 기록했다.
카운터포인트는 "미국 관세는 GDP에서 수출 비중이 큰 베트남에 위협이 될 수 있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부문은 이러한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가 가격대 비중 감소는 스마트폰 구매력 증가와 고가 가격대, 더 나은 기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고 전국적인 5G 서비스 범위 확대에 따라 5G 스마트폰 출하량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베트남 생산시설에서 스마트폰 생산량 9억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9억번째로 생산된 제품은 갤럭시S25 울트라. 삼성전자는 9억대 생산 기념 행사를 열고 "앞으로 10억, 20억, 30억 생산이라는 이정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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