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큐어에서 열린 엑스프라이즈 헬스스팬 시상식에서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왼쪽 아래)이 엑스프라이즈 창립자 피터 디아만디스(중간)와 준결승 진출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억만장자 돈 다 여기에 모였네”
억만장자들에게 근심과 걱정이 있다면? 가진 게 많으니 오히려 더 많을지도. 실제로도 그렇다.
우주, 환경, 생로병사 등 인류가 극복하고 싶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이 ‘난제’들이다. 그리고 이 난제들이 바로 억만장자의 관심사다.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바로 그들의 돈이 모이는 곳을 보면 알 수 있다.
12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미국 뉴욕 큐어에서 열리는 한 ‘경연대회’에 특히 많은 ‘돈’과 ‘눈’이 몰렸다. 이번 대회 주제가 바로 억만금을 주어도 살 수 없는 ‘항노화’였기 때문이다. 총상금 규모만 약 1400억원. 이 대회 역사상 최대 규모다.
전 세계 항노화 연구 분야에서 날고기는 600여개의 팀이 노화 관련 질환을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법을 들고 일제히 이 대회에 뛰어들었다. 이 중에서 투자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한국 기업’이 있다. ‘팀 지아이이노베이션’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엑스프라이즈 헬스스팬(Healthspan) 대회’에서 ‘팀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준결승 진출 호명을 받고 있다. [헬스스팬 대회 유튜브 갈무리.]
미국의 비영리 재단인 엑스프라이즈 재단(XPRIZE Foundation)은 ‘인류가 직면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4년 피터 디아만디스에 의해 설립됐다.
획기적인 과학·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글로벌 경쟁 플랫폼으로, 민간 우주 탐사, 인공지능, 탄소 경감,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억 달러 규모의 상금을 걸고 경연을 개최해 왔다. 직전에 열린 ‘탄소경감대회’는 일론 머스크의 머스크 재단이 후원했다.
1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엑스프라이즈 헬스스팬(Healthspan) 대회’에는 전세계 58개국 600여개의 팀 중 ‘준결승’에 진출한 상위 40개의 팀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40개 팀은 ‘마일스톤 1 위너’로 선정돼 약 3억5000만원의 상금을 각각 확보했다. 한국팀은 ‘팀 지아이이노베이션’을 포함해 세 곳이었다.
억대 상금을 확보한 ‘팀 지아이이노베이션’은 결승에 진출하는 10개팀에 선정되기 위해 남은 대회를 치르고 있지만, 일찌감치 환호성을 터뜨렸다. 상위 40개팀 중 8개팀을 선정해 기업 발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 유일한 한국팀으로 ‘팀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선정됐기 때문이다.
팀 지아이이노베이션은 결승에 진출해 최종 우승이 목표다. 하지만 회사는 이미 확보한 상금보다 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조단위 규모를 운용하는 투자자들에게 직접 회사를 설명하고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장은 흡사 영화제와 같은 축제 분위기였다”며 “세계적인 혁신가들과 글로벌 리더들이 참여하는 상징적인 무대 엑스프라이즈에서 준결승에 진출한 것 자체만으로도 높은 과학적 비전과 실해역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는 “이번 경쟁에서 목표는 우승”이라면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 지아이이노베이션과 지아이바이옴의 과학적 혁신성이 인정받아 매우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엑스프라이즈 헬스스팬(Healthspan) 대회’가 열리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 제공]
이번 대회에는 지아이이노베이션과 지아이바이옴이 공동 연구팀으로 참여했다. 양사는 면역항암제 GI-102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복합제 GIB-7의 병용요법을 통해 노화를 지연시키는 전략을 제시했다.
GI-102는 고용량에서 CD8+ T세포와 NK세포를 활성화해 항암효과를 유도하지만, 저용량에서는 NK세포를 선택적으로 증식 및 활성화시키는 특징을 가진다. NK세포는 노화세포(senescent cell)를 제거하는데 핵심적인 면역세포로, 노화 지연 및 신체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이를 기반으로 GI-102 저용량을 ‘NK세포 증강제’로 활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GIB-7은 지아이바이옴의 ‘마이크로바이옴 + Herbal Therapy’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특허 균주 3종과 한방 원료를 조합한 프리미엄 신바이오틱스(Synbiotic) 제품이다. 이미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인체적용시험을 완료했으며, 전임상 노화 마우스 모델에서 ▷장내 유익균 증가 ▷생체 시계(circadian rhythm) 조절 ▷근력 향상 등의 효과를 확인했다.
장 대표는 “이번 임상은 호주의 항노화 세계적 권위자인 가반 의학연구소의 캐서린 사마라스 박사와 진행할 예정”이라며 “뇌인지 기능 개선을 위해 프로젠의 PG-102를 도입하는 방안도 협의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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