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해킹 사고 여파로 ‘스타링크’ 검색량 폭증
유심 없이 인터넷 사용…“통신 인프라 탈중앙”
높은 가격대는 부담…이르면 6월 서비스 시작
미국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채널 ‘뻘짓연구소’ 캡처]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스타링크’가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된다면 이용할 의향이 있다.” (SK텔레콤 이용 고객 오모(35)씨)
SKT 유심(USIM) 해킹 사고로 사용자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유심 없이 쓸 수 있는 미국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타링크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다. 개인용 수신기만 있으면 별도 유심 없이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13일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SKT 해킹 사고를 기점으로 국내 ‘스타링크’ 검색량이 급증했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날까지 스타링크 검색 경로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21일 스타링크 검색 관심도는 0이었으나 지난달 24일 51로 상승했다. 이후 지난달 30일 검색 관심도 100을 기록하면서 폭등했다. 검색 관심도는 특정 기간 내 가장 높은 지점 대비 검색량을 알려주는 지표다.
같은 기간 스타링크 관련 검색어는 ‘SKT’, ‘통신사’로, 이전 기간(지난달 21일 전 전체 기간) 대비 5000% 이상 급등했다. SKT 해킹 사고로 국내 통신업 전반에 대한 국민 불안이 커지면서, 스타링크 검색량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시내 한 SKT 대리점에 시민들이 줄을 서서 유심 교체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
스타링크는 저궤도에 쏘아 올린 다수의 인공위성을 활용해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존 통신사가 갖춘 지상 기지국이나 광케이블이 없어도, 개인용 수신기만 있다면 전 세계 어디서든 사용 가능하다.
특히 SKT 해킹 사고의 핵심인 ‘유심’이 없어도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 관심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링크는 지상 통신망과 분리된 독립 위성망 기반으로 제공되는 인터넷 서비스다. 유심을 삽입하지 않아도, 별도 단말기를 통해 위성과 직접 송수신하는 방식으로 인터넷과 연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링크는 통신 인프라를 개인이 직접 구축하게 하면서, 통신의 탈중앙화가 이뤄져 이전 국내 통신사에서 일어났던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할 일이 매우 적다”고 했다.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 로고. [로이터]
다만 관련 업계에선 높은 가격대를 부담스러운 지점으로 꼽는다. 스타링크 개인용 서비스 요금은 월 10만원 안팎이며, 단말기 가격은 따로 책정된다. 단말기 가격대는 크기와 기능에 따라 최소 20만원대부터 최대 60만원대까지 형성됐다.
앞서 지난 2023년 5월 스페이스X는 자회사 ‘스타링크코리아’를 설립, 기간통신사업자를 등록하면서 한국에 상륙했다. 현재 국내 출시를 위한 마지막 행정절차 ‘국경간공급협정심사’와 ‘단말기 적합성 평가’를 남겨둔 상태다. 업계는 이르면 오는 6월부터 국내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SKT는 지난달 22일 해킹 사고에 휘말리면서 대규모 고객 이탈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8일까지 SKT에서 KT·LG유플러스로 통신사를 옮긴(번호이동) 고객은 총 27만4743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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