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김문수의 '성차별 언행'... 공수 주고받는 민주·국힘
[박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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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
ⓒ 서창식 |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성차별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사실이 같은 날 알려졌다.
김 의원은 민주당의 '군복무 경력 호봉 반영 공약'이 정책이 여성 차별이라는 항의성 문자에 "여성은 출산 가산점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고, 김 후보는 같은 당 배현진 의원을 지칭해 "미스 가락시장"이라고 발언했다. 양당의 두 '김문수'가 문제적 발언을 했는데 서로 공방을 주고받았다.
국민의힘, 민주당 김문수에 "출산이 표 계산 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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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남성 군복무 경력 호봉 반영’ 공약에 항의하는 인물과 나눈 문자 대화. |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먼저 김문수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선후보의 '군복무 경력 호봉 반영 공약'이 여성 차별 정책에 해당한다는 항의성 문자를 받고 "여성은 출산 가산점이 있을 것"이라고 답해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힘은 "출산을 표 계산의 도구로 삼았다"면서 "여성 유권자의 분노는 당연하다"고 비판했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개된 문자를 보면 김 의원은 "여성은 출산 가산점과 군 가산점이 있을 것이다. 군 안 간 남성은 군 가산점이 없다. 남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 최종 공약 확정된 것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지지자는 "출산한 여성만 여성인가. 남자는 군대를 사회 초년생 때 가는데, 여자가 그 시기에 출산할 수 있겠나"라고 반박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13일 공지를 통해 "민주당은 출산 가산점제에 대해 검토하거나 논의한 바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2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의 잘못된 인식과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분노하신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라며 "민주당과 선대위에서는 출산 가산점제에 대한 어떠한 검토도 한 바 없다고 확인했다. 이번 일에 책임을 선대본에서 맡고 있던 직책(유세본부 부본부장)을 내려놓겠다"라고 알렸다.
함초롬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상근부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비판했다. 그는 "이 후보와 민주당이 당황해 급히 진화에 나섰다"며 "김 의원을 선대위에서 퇴진시키고 '사유 불문 미안하다'며 꼬리를 잘랐지만, 이미 늦었다. 2030 남성 표를 노리고 젠더 갈등을 피하려는 기회주의적인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바짝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오후 4시 40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저의 진심을 더 명확히 말씀드리고 싶어 두 번째 사과문을 올린다"고 썼다. 그는 이 사과문에서 "저는 남성이 혜택 보는 정책이 있다면 여성도 혜택을 봐야 한다는 식으로 정책을 고민했다. 그러면서 '출산가산점'을 말씀드렸다"며 "이것이 가장 큰 오류였고,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접근으로 만들어진 해법이니 문제는 꼬리를 잇기 마련"이라며 "자녀를 많이 낳는다고 점수를 주겠다는 발상은 비혼여성이나 자녀를 갖지 못하는 또는 않는 여성들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사 2층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 의원이 선대위 직을 다 내려놓은 것으로 본인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한 것"이라면서도 "이 후보가 관련해서 재차 사과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해서 두 번째 사과문을 올린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성정책에 대한 별도 패키지 정책 발표회를 검토 중"이라며 "정책본부나 이 후보가 직접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민주당, 국민의힘 김문수에 "춘향전 망언에도 개선 의지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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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 방문해 같은 당 배현진 의원을 만난 모습. |
ⓒ 김화빈 |
한편 동명이인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 자당의 배현진 의원을 두고 "미스 가락시장"이라는 성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김 후보의 성 인지 감수성 부족을 지적하면서 "지금 봉건시대에 살고 있느냐"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순댓국집에 방문해 상인들과 아침 식사를 하면서 "시장에도 다른 것보다 홍보대사가 한 분 계시면 굉장히 홍보가 많이 된다. 여기 배현진 의원을 미스 가락시장 이렇게 뽑았으면. 홍보대사로"라고 말했다. 또 "가락시장 홍보대사 임명장 하나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가락시장이 있는 송파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배 의원은 "저야 시켜주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여성 비하 발언으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김 후보는 경기도지사 재임 중이던 2010년 11월 서울대 강연에서 우리나라 걸 그룹에 대해 언급하면서 "소녀시대부터 시작해서 완전히 휩쓸고 있잖아요. 내가 봐도 아주 잘생겼어요. 쭉쭉 빵빵이야 정말"이라고 말했다. 또 2011년 6월 한 강연에서는 "춘향전이 뭡니까 변 사또가 춘향이 XXX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언급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김 후보의 발언이 13일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자 민주당도 즉각 공세에 나섰다. 한민수 민주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문수 후보의 '미스 가락시장' 망언은 여성을 장식품처럼 여기는 차별적 여성관이 몸에 배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김 후보는 2011년 경기도지사 시절 '춘향전 망언' 등 숱한 여성 비하 발언으로 지탄을 받아 왔는데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정도면 김 후보가 여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차별적 인식은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라며 "봉건 시대에나 있을 법한 여성관을 가진 김 후보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며 대선에 출마한 것 자체가 코미디 아니냐, 대선을 망으로 망칠 작정이 아니라면 즉각 사과하고 언행을 자중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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