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 사퇴 의사 밝힌 후 보좌진에게 책임 떠넘기는 듯한 발언도…지역위원장 유지
지역구 전남 순천서 "지역 이미지 훼손 말라" 비난 여론
김문수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순천=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문수(전남 순천 광양 곡성 구례 갑) 의원이 민감한 시기 연거푸 돌출행동으로 지역 주민들로부터 비난받고 있다.
지난 연말 탄핵정국에서 개인 일정으로 돌연 미국에 다녀온 뒤 당직 사퇴 등 수습에도 석연치 않은 뒷맛을 남기더니 대선정국에 민주당 입장에서는 '돌출 악재'가 될 수 있는 출산가산점 발언으로 입살에 올랐다.
13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최근 개인 메시지가 유출되며 많은 분들께 불편과 심리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에 책임을 지고 총괄선대본부에서 맡고 있던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 중앙선대위 유세본부 부본부장에서 물러났다.
그는 이어 페이스북에 두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올리고 "저의 잘못된 인식과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분노하신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민주당과 선대위에서는 출산 가산점에 대한 어떠한 검토도 한 바 없다고 확인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민주당이 발표한 이재명 대선후보의 10대 대선 공약에 '군 복무 경력 호봉 반영'이 포함됐지만, 여성정책 공약은 빠지면서 여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민주당이 군 가산점제를 도입하려 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김 의원은 이를 항의하는 지지자의 문자에 "여성은 출산 가산점이 있을 겁니다"라고 답했다가 해당 메시지가 퍼지면서 비난의 중심에 섰다.
비혼이나 불임 여성에 대한 역차별 우려, 출산 연령 등을 고려하면 터무니없다는 지적이었다.
김 의원의 신중하지 못한 처신에 따른 사과와 당직 사퇴는 5개월 만에 '데자뷔'처럼 반복됐다.
김 의원은 지난해 말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는 딸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해 한덕수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 소추 표결에 야권 전체 192명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불참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그는 사죄문을 발표하고 당직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중앙 당직에서만 물러났을 뿐 지방선거 공천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역위원장은 유지해왔다.
이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사죄문은 사실 보좌관이 썼는데 당직 (사퇴) 이야기는 솔직히 제가 하지는 않았다"고 말해 불필요한 논란을 생성하기도 했다.
민감한 시기 가벼운 말과 행동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일이 반복되면서 지역민의 실망감도 커졌다.
한 순천시민은 "그렇지 않아도 순천은 정치권의 반목과 갈등으로 피로도가 큰 지역"이라며 "정치인들이 민의를 대변하고, 시민을 위로하기를 바라지 않을 테니 지역 이미지를 훼손하는 일이라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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