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 펩타이드 기반 생명공학기업 케어젠이 지난 7~9일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5’에서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케어젠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위고비 효과를 건강기능식품으로 볼 수 있다고?”
합성 펩타이드 기반 생명공학기업 케어젠의 경구용 차세대 GLP(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보충제 ‘코글루타이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일상 속에서 건강기능식품을 먹듯 자연스레 체중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케어젠은 12일 코글루타이드의 임상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케어젠은 하루 1포 경구로 섭취하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코글루타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케어젠은 현재 인도에서 노보노디스크의 GLP-1 유사체 약물인 세마글루타이드(상품명 위고비) 및 리라글루타이드(상품명 삭센다)와 동일한 프로토콜로 총 1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중간 결과 자료에 따르면 코글루타이드를 복용한 시험군은 12주 동안 체중이 평균 9.46%(-8.15kg) 감소해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
이 결과대로라면 전문의약품 비만치료제인 위고비, 삭센다와 같은 효능을 가진 경구용 복용제를 의사의 처방이 필요 없는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할 가능성을 확인한 것.
케어젠은 “코글루타이드는 7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짧은 펩타이드 구조를 기반으로 한 경구 복용 제형”이라며 “체지방 중심의 감량 효과를 보여주면서 근육 손실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고, 부작용이 낮은 점, 뛰어난 생산 효율성까지 갖춰 기존 GLP-1 제제의 한계를 보완하는 강점으로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개발 중인 경구용 차세대 GLP(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보충제 ‘코글루타이드’. [케어젠 제공]
케어젠은 오는 6월 코글루타이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고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건강기능식품 원료 인증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케어젠은 지난 7~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5’에서 국내·외 기업들에 코글루타이드에 대해 소개했다.
정용지 케어젠 대표는 “코글루타이드는 펩타이드 기반의 건강한 체중 관리 솔루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폭넓은 포지셔닝이 가능한 잠재력을 지녔다”며 “건강기능식품으로 접근하는 것은 질병 치료 시장이 아닌,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유지를 위한 새로운 시장 기회를 열 수 있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GLP-1 계열 약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경쟁도 치열한 만큼, 기존 약물과의 직접 비교는 오히려 브랜드 포지셔닝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케어젠은 병원에 가지 않아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체중을 관리하는 솔루션이라는 차별화된 접근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보노디스크의 주사제형 비만치료제 위고비. [연합]
현재 건강기능식품 물질로 개발하고 있지만, 차후 비만 치료제 등 의약품으로의 개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정 대표는 “코글루타이드는 초기에는 건강기능식품 또는 웰니스 브랜드 형태로 우선 출시해 소비자 반응과 실사용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향후 치료제 개발 및 글로벌 시장 확장에 속도를 높이는 단계적 전략을 구상 중”이라며 “이너뷰티를 포함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의 확장성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위고비, 삭센다만큼의 효과가 인증되면 비만 관련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12일 케어젠 주식은 직전 거래일보다 30%(7050원) 올라 상한가인 3만5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바이오코리아 2025 현장을 찾은 한 외국계 PE(Private Equity) 관계자는 “GLP-1 계열 약물이 대중화되는 지금 코글루타이드는 경구 복용 제형으로, 의약품 수준의 효능을 갖춘 점에서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라고 평가했다고 케어젠은 전했다.
혈당 조절 건강기능식품 프로지스테롤. [케어젠 홈페이지 갈무리]
케어젠은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 후보물질 ‘CG-P5’을 보유하고 있다. CG-P5는 생체 활성 펩타이드를 기반으로 한 점안 치료제로, 기존의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Anti-VEGF) 주사 치료제(아일리아, 루센티스 등)와 달리 눈에 직접 주사하지 않고 점안으로 투여할 수 있어 환자의 편의성과 순응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케어젠은 지난달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안과학회(APAO) 2025’에서 CG-P5를 공개했다. 현재 CG-P5는 미국 FDA 임상 1상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아일리아(Eylea)를 대조군으로 한 비교 임상이 진행 중이다. 임상은 6월경 종료될 예정으로, 이후 혁신 신약 지정(BTD) 신청을 준비 중이다. 또한 건성 황반변성 등 적응증 확대를 통해 임상 2상 진입도 계획하고 있다.
케어젠 관계자는 “혈당을 단시간의 조절해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원료 프로지스테롤에 이어 비만 관리할 수 있는 코글루타이드를 통해 건기식 사업을 확장하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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