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13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입구역 인근에서 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13일 “저 권영국은 페미니스트”라며 성평등과 성적 자기결정권 강화를 뼈대로 한 여성 공약을 발표했다. 이날 성신여대 유세를 시작으로 동덕여대 재학생들을 만나는 등 20대 여성 표심에 호소했다. 공약에서 여성 의제를 지운 주요 대선 후보들과 차별화하며 진보적 선명성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권 후보는 이날 “저는 여성이 안전하고 존중받는 나라, 성별 고정 관념으로부터 모두가 자유로운 나라, 성적 지향으로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꿈꾸는 페미니스트”라며 “성평등을 모든 정책의 기조로 삼겠다”며 여성 공약을 발표했다.
여성가족부를 부총리급 ‘성평등부’로 격상하고 성별 등에 따른 차별을 막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효력을 잃은 낙태죄 대체 입법을 추진해 여성의 안전한 재생산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했다. 비동의강간죄와 성평등 임금공시제, 포괄적 성교육 도입도 내걸었다.
권 후보는 12·3 불법계엄 반대 집회 등에서 민주주의를 강조해온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선 후보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막상 대선이 시작되자 여성의 목소리는 지워지고 있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광장의 주역이 여성이라는 말을 애써 회피한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여성 공약은 군 복무 희망제 하나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앞에서 유세를 시작한 김 후보는 동덕여대 재학생 등 대학생들과 만났다. 권 후보 측은 “장기화되고 있는 동덕여대 투쟁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해 등록금과 주거정책 관련 대학 현장의 반응들을 (들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며 학내 민주주의를 주장해온 동덕여대 재학생들의 활동을 두고 일각에서는 여성 혐오를 덧씌워 비난해왔다. 권 후보는 “청년의 고통은 개인의 탓이 아닌 구조의 탓”이라며 “그 구조까지도 바꾸는 희망을 줄 수 있는 건 오로지 진보 정치”라고 주장했다.
권 후보는 이날 봉제 노동자들을 만나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미적용 등 노동권 문제를 논의했다. 그는 “저 같은 진보 정치인에게 봉제공은 전태일 열사의 기억으로 특히 각별한 직업”이라고 말했다. 권 후보는 이어 폐업 위기에 처한 경기 김포시의 한 식당을 방문해 자영업자들과 만났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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