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기만 해도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잃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12일 SNS와 숏폼 플랫폼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부업·투자형 인터넷 사기 사례를 공개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러한 사기 수법은 대개 틱톡, 인스타그램, 문자 메시지, 라인 등 SNS를 통해 ‘고수익 미션’, ‘부업 추천’ 등의 광고로 접근하면서 시작된다.

처음에는 소소한 용돈벌이 수준의 부업을 가장하지만, 뒤따르는 절차는 치밀하고 계획적이다.

피해자는 ‘팀 미션’, ‘영상 시청 미션’, ‘코인 재매수’ 등의 명목으로 특정 앱이나 사이트에 가입하게 되고, 이후 수당이나 출금 조건을 빌미로 지속적인 입금을 요구받는다.

실제로 방통심의위가 이날 공개한 사례들은 사기 수법의 전형적인 구조를 보여준다. 한 피해자는 “유튜브 조회수를 높이면 적립금을 준다”는 제안을 받고 앱을 설치한 뒤, 가짜 적립금이 쌓인 것처럼 보이는 화면에 속아 출금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총 네 차례에 걸쳐 200만원을 입금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문자로 받은 투자 정보를 믿고 가짜 투자사이트에 가입한 피해자가, “투자 후 물건을 구매하면 인센티브가 지급된다”는 말에 속아 무려 20차례에 걸쳐 2억원을 입금했다.

이 밖에도 “그룹 미션에 참여하면 수익을 준다”는 말에 1100만원, “잘못된 미션 수행으로 위약금을 내야 한다”는 이유로 900만원, “코인을 구매하면 수익금을 돌려준다”는 말에 1000만원을 입금한 피해 사례도 확인됐다.

이들 사기의 공통점은 ‘미션’이라는 단어로 피해자에게 일상과 동떨어진 행동을 시키고, 이를 ‘부업’이나 ‘투자’로 위장해 신뢰를 얻는 데 있다. 처음에는 유튜브 영상 시청이나 영상 캡처, 사이트 로그인 같은 단순한 행동을 시킨 후, 일부 수당을 실제로 지급해 신뢰를 높인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고수익 미션은 원금이 필요하다”, “출금하려면 세금과 수수료를 내야 한다”, “미션 실패로 위약금을 입금해야 한다” 등의 이유를 들며 반복적으로 입금을 유도한다. 피해자는 결국 거짓말을 믿고 여러 차례에 걸쳐 큰돈을 입금하게 된다.

방심위는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영상 시청’, ‘스크린샷 캡처’, ‘코인 구매’ 같은 비상식적인 부업 조건은 반드시 의심하고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앱이나 사이트 가입을 유도받을 경우 실명인증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돼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가입 시 ‘추천인 코드’나 ‘초대 코드’를 입력해야만 회원가입이 가능하다면, 사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즉시 이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사기가 의심되면 지체 없이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하거나 사이버범죄 수사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방심위는 “최근의 인터넷 사기는 민생경제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사기범들이 사용하는 수법을 구체적으로 알리고 예방 의식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심의사례를 주기적으로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된 사례는 방심위 공식 홈페이지의 [정보마당] 내 ‘민생침해 정보 심의사례’ 항목에서 확인 가능하며, 사기 예방을 위한 교육 영상은 ‘교육홍보물’ 메뉴에 게재된 ‘인터넷 사기 - 나를 지키는 힘, 의심’ 편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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