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없어도 흥행 가능, 게임성 따라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 얻을 수 있어
넥슨 '마비노기 모바일'의 인기가 출시 이후 곧 석 달이 되는 현재까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스트리머 프로모션, 레퍼럴 시스템 없이 국내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3위를 유지 중이며 PC방 프리미엄 이벤트가 진행되지 않는데도 점유율 12위까지 올랐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넥슨의 대표 IP '마비노기'를 기반으로 개발한 MMORPG다. 마비노기와 마비노기 영웅전의 평행세계를 다루며 8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3월 27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원작 특유의 판타지 라이프 감성을 계승하는 한편 게임성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무기 교체로 자유롭게 변경 가능한 15개의 전직 클래스, 마법 나침반과 어시스트 모드 등 플랫폼에 맞춘 편의성 기능을 제공한다.
IP 명성과 달리 게이머들의 초반 평가는 좋지 않았다. 경쟁형 모바일 MMORPG의 과도한 과금 유도로 모바일 MMORPG를 향한 인식이 부정적이었고 첫인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각적 퀄리티에서도 만족감을 주지 않은 탓이다.
무엇보다 개발비 관련 이슈가 치명적이었다. 1000억 원 이상의 개발비는 트리플 A급 게임에서나 해당하는 금액이다. 마비노기 모바일 퀄리티는 그 정도 거액을 투입했다기엔 다소 부족하다. 이에 게이머들은 그 개발비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나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와 같은 게임을 만들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게이머 평가는 달라졌다. 우려했던 경쟁형 MMORPG가 아닐 뿐만 아니라 MMORPG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스트리머 프로모션도 도입하지 않았다.
여기에 자동과 수동 플레이의 적절한 조화, 전투 외 생활 콘텐츠 다양화, 마비노기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 커뮤니티 시스템 마련 등으로 MMO의 재미를 극대화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하다는 장점도 조명을 받았다.
그 결과, 마비노기 모바일은 출시 이후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3위에 올랐다.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역시 여전히 톱5에 안착해 있다. 레퍼럴 시스템 없이 오직 마비노기 모바일의 게임성만으로 거둔 성과인 만큼, 일반적인 톱3 진입보다 그 의미는 더욱 크다.
PC방 점유율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PC방 순위 12위를 기록했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었음에도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것은 모바일 플레이뿐만 아니라 PC, 오프라인 플레이까지 정착했다는 증거다. 이는 곧 단기 유입이 아닌 게이머들의 장기적인 플레이 패턴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데브캣은 마비노기 모바일의 장기 흥행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꾸준한 업데이트를 선보이고 있다. 초반에는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발 빠른 개발자 편지와 공지로 유저 소통에 힘을 기울이면서 운영 신뢰도를 회복하고 여론을 긍정적으로 전환시켰다.
데브캣은 "어떤 것들은 빨리 개선되길 바라지만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어떤 것들은 오래 걸릴 듯 보이지만 생각보다 빨리 개선되기도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불편 사항을 순차적으로 개선하고 최대한 반영하자는 게 마비노기 모바일의 목표다. 항상 모험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운영 갓겜으로 거듭난 마비노기 모바일이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던전앤파이터와 함께 넥슨 장수 게임 라인업에 합류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 8년 간 시장 지배하던 경쟁형 MMORPG 문법 탈피
- 경쟁 없어도 충분히 흥행 가능하다는 공식을 입증한 마비노기M
모바일 게임 시장은 경쟁형 MMORPG가 지배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가 리니지M, 리니지2M, 오딘: 발할라 라이징, 미르4, 아키에이지 워, R2M 등 경쟁형 MMORPG로 가득 찰 정도였다.
경쟁형 MMORPG는 아군과의 협동, 적군과의 경쟁을 핵심으로 내세운 장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스펙 경쟁, 전략적 플레이은 경쟁형 MMORPG만의 재미를 제공했다.
게임사가 스펙 경쟁을 부추기고 과도하게 과금을 유도하자 게이머들 사이에서 불신이 점점 커졌다. 해당 과금 유도로 서비스를 시작할 때 큰 매출을 확보할 수 있으니까 대다수 게임사가 경쟁형 MMORPG만 고집했다.
수년 동안 비주얼만 다를 뿐이지 게임성은 엔씨소프트 '리니지'와 동일하다고 해도 될 정도, 혹은 미세한 차별성만 제시한 게임이 줄줄이 쏟아지면서 한국 게임 산업을 향한 게이머들의 시선도 부정적으로 변모했다.
마비노기 모바일도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다. 마비노기 IP를 MMORPG 장르로 구현했다는 소식에 게이머들은 당연히 경쟁형이라고 예상했지만 경쟁과 거리가 먼 게임이었다.
여기서 마비노기 모바일은 경쟁이 있어야만 높은 매출을 거둘 수 있다는 기존 상식을 깼다. 상위권 유저들은 더 강해지기 위해, 더 예쁜 의상을 얻기 위해 확률형 아이템에 과금을 진행하고 라이트 유저들은 멤버십 등 정액제 과금 모델 위주로 결제해 즐기는 중이다.
물론 전설 등급 의상, 펫을 얻기 위해선 많은 금액을 소모해야 한다. 하지만 필수도 아닐뿐더러 금액 면에서 비교했을 때 경쟁형 MMORPG 대비 적다. 마비노기 모바일이 높은 매출 순위를 기록할 수 있는 원인은 유저 수에 있다.
마비노기 모바일이 주목을 받자 1차 서버 확장을 진행했는데도 대기열이 무려 2만 명을 돌파할 만큼 많은 게이머가 몰렸다. 대다수 유저들이 멤버십 상품을 구매하니까 노골적으로 과금을 유도하지 않아도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업계에 게임성의 변화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했다.
■ 모바일 MMORPG 유저층 확대
- 다채로운 게임성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 만점
보통 모바일 MMORPG는 남성 게이머의 놀이터다. 경쟁형 MMORPG의 경우 레퍼럴 시스템을 앞세워 강압적으로 경쟁, 과금을 유도하니까 전투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어떠한 신작이 출시되든 해당 장르를 선호하는 유저층만 즐기는 전유물로 전락했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달랐다. 도전적인 난도의 콘텐츠도 있지만 무엇보다 경쟁이 없다. 자신만의 템포에 맞춰 게임을 즐겨도 아무 상관없다. 게다가 전투 외 콘텐츠도 다양하다. 제작, 채집 기반 생활 시스템은 물론 커뮤니티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이러한 게임성이 부각되자 남성은 물론 여성 게이머가 점점 유입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이세계아이돌, 스텔라이브, 한동숙, 명예훈장 등 유명 스트리머들도 마비노기 모바일을 시작하자 SNS에서의 입소문도 빠르게 퍼졌고 남녀노소 모두의 인기 게임으로 등극했다.
60대 여성 게이머가 손녀와 게임을 즐기기 위해 마비노기 모바일을 즐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는 대중적인 MMORPG를 선보이겠다는 넥슨의 노림수가 정확하게 적중된 사례다.
앞서 언급했듯이 마비노기 모바일은 경쟁을 추구하지 않은 게임도 충분히 흥행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동시에 모바일 MMORPG도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 결과 서버 확장 전 대기열이 2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많은 유저가 몰렸고 유저층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라이트 유저들이 소소하게 정액제 과금 모델을 구매하니까 높은 매출 순위를 기록했다. 이는 MMORPG를 운영하는 모든 게임사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매출 구조다.
리니지M의 흥행으로 경쟁형 MMORPG가 유행했던 만큼 앞으로 마비노기 모바일과 유사한 MMORPG가 수없이 출시될 전망인데 과연 시장 트렌드가 어떻게 변동될지 게이머들의 관심사로 자리를 잡았다.
■ 게임사는 게임으로 증명해야 한다
- 2025년 5월 8일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2024년 데브캣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자산 총액은 408억 8693만 원, 부채는 1353억 원을 기록했다. 그중 넥슨코리아 대상 채무 금액이 총 1279억 원이다. 영업손실액은 332억 원, 당기 순손실은 358억 원이다.
2020년 6월 설립 이후 현재까지 게임 관련 매출이 없었다. 순손실도 2023년 265억 원 적자에서 2024년 358억 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이에 마비노기 모바일의 성과가 데브캣 입장에서는 그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현재 기세로 미뤄봤을 때 적자 탈출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출시 하루 만에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후 4월 초 구글 플레이 스토어 최고 매출 3위를 기록한 후 꾸준히 톱5를 유지 중이다. 재무 성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다른 모바일 게임에서의 성과를 미뤄봤을 때 유의미한 실적 개선을 기대해도 좋은 수준이다.
수많은 게임사가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도한다. 블록체인 사업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게임사가 적자에서 벗어나고 그 흐름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은 결국 게이머들에게 인정받는 게임 개발이다.
데브캣은 이를 입증했다. 마비노기 모바일의 성과는 오는 6월 알파 테스트를 진행하는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모바일 플랫폼에 이어 PC, 콘솔 플랫폼에서도 흥행 연타석을 기록한다면 데브캣이 네오플과 함께 넥슨의 효자 개발사 쌍두마차로 우뚝 서는 모습도 기대해 볼만하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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