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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12일 시작됐다. 왼쪽부터 청계광장에서 출정식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여의도 당사에서 출정식을 가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세대를 찾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연합뉴스

# 12일 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10대 정책 공약을 발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경제·산업과 함께 과학기술·인공지능(AI) 정책에 방점을 찍었다. 공통된 목표는 경제 강국이다. 다만 각론에선 시각차가 존재했다. 또 외교·안보와 기후·에너지 분야에선 극명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경제·산업 = 경제와 산업 공약은 역대 어느 대선이든 가장 큰 화두이자 유권자 관심사였다. 세 후보도 경제·산업 공약을 최전선에 배치했다. 경제강국을 실현해 국민의 풍요로운 생활을 보장한다는 목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전략산업 국가 주도론'을 내세웠다. 방위산업과, 콘텐츠 산업을 AI와 함께 '미래 먹거리 3대 축'으로 지목했다. 연 50조원 수출 달성을 목표로 글로벌 펀드를 조성하고, 방산 분야는 수출을 겨냥한 통합 컨트롤타워 신설을 약속했다. 국민 펀드 조성과 디지털자산 산업의 제도화를 통해 중산층의 자산 형성 기회도 확대한다.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잡는' 민주당의 전통적 공약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과 세제 개편이라는 경제계의 바람을 실제 목표로 제시했다. 경기지사 시절 삼성전자를 설득해 세계 최대 규모의 평택 반도체 단지를 유치한 경험을 강조하며, 이를 국가 차원의 '기업 유치 외교'로 확장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종합소득세 물가연동제, 상속세 유산취득세 전환, 증세 없는 세수 증대 전략 등은 모두 기업에 우호적인 정책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지방을 중심으로 한 경제산업 정책 공약을 밝혔다. 중앙정부 주도의 일방적 성장 모델은 한계에 도달했다며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법인세율을 설정할 수 있도록 국세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하는 '법인세 자치제'를 제시했다. 지역 경제가 스스로 기업을 유치하고 경쟁할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한 성장도 가능하다는 논리다. 또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을 위한 규제 유예와 외국인 노동자 비자 신설, 최저임금 차등화 제도 등도 일괄 도입한다.

◇과학기술·AI = 세 후보는 과학기술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인식을 같이 한다. 다만 이재명 후보는 '국가플랫폼 구축'을, 김문수 후보는 '인재 육성'을, 이준석 후보는 '성과 보상'을 우선시 했다.

이재명 후보는 '국가 인프라 수준의 AI 기반 확충'이 중심이다. 대규모 투자와 고속도로급 인프라 정비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AI 고속도로' 구축을 통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유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GPU 클러스터와 AI 컴퓨팅센터를 전국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국에 걸쳐 초연결형 AI 거점을 조성한다. 데이터와 연산 능력이 곧 경쟁력인 시대에 맞게 산업 전반의 혁신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김문수 후보는 '초격차 기술국가 전략'을 제시했다. AI 전문인재 2만명, 수출무역 인재 1만명 등 3만명 양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또 AI 중심 대학, 글로벌 AI 융합센터, 공공데이터 개방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연구 환경 측면에서도 과학기술부총리직 신설, 정년 연장, 공제회 확대 등을 통해 '과학기술인의 지속 가능한 연구 생태계'를 구축한다. AI와 원자력을 묶어 국가 산업의 생산성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포석도 담았다.

이준석 후보는 '성과 중심 인센티브' 전략이 골자다. 핵심은 '국가과학영웅 예우제'다. 세계 수준의 연구 성과를 낸 과학기술자에게 월 500만원 수준의 성과연금을 지급하고, 출입국·행정·공공기관 이용 시 외교관 수준의 패스트트랙을 보장하는 제도를 신설한다. 단순히 연구비를 퍼붓는 것보다 명확한 보상 구조를 통해 '과학기술인의 명예 회복'과 '인재 유출 방지'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외교·안보 = 이재명 후보는 '자주적 실용안보', 김문수 후보는 '핵억제력 기반 확장안보'를 내세운다. 이준석 후보는 담론보단 관련 제도 개혁에 방점을 뒀다.

이재명 후보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공약했다. 한미동맹은 존중하되, 우리나라가 자주적 안보역량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북 정책에서도 군사적 긴장은 낮추고 경제적 접촉과 협력을 유도한다.

김문수 후보는 북한 핵위협에 강경 대응책을 내놓았다. 특히 '전술핵 재배치 또는 나토식 핵공유'를 공약했다. 미국 전략자산의 상시 전개와 한미 핵통합 훈련(CNI) 제도화, 미사일방어체계 확장 등이다. 나아가 핵잠수함 건조, AI 기반 사이버전력 강화, 화이트 해커 1만명 양성 등 미래형 군사기술 역량 확보도 병행한다.

이준석 후보는 두 후보와 달리 외교부와 통일부를 외교통일부로 통합하고 군의 인력 효율성과 병역 공정성에 집중했다. 장교·부사관을 현역병 중에서 선발하고, 복무 후 대학 등록금을 지원하는 방식의 '복무-학업 연계제' 도입이 대표적이다. 군복무 중 직무 경험을 민간 자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를 확립한다.

◇기후·에너지 = 이 분야에서는 세 후보가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재명 후보는 '탈탄소·친환경' 김문수 후보는 '원전 중심'이다. 이준석 후보는 아예 관련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는 2040년까지 석탄화력 발전소를 전면 폐쇄하고, '햇빛·바람 연금'이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참여한 국민에게 직접 수익을 돌려주는 모델이다. 태양광 등으로 전기를 생산한 시민이 국가로부터 안정적 수입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 'RE100 산업단지' 구축, 에너지 고속도로 정비, 탄소중립산업 수출 지원도 포함해 국내 산업 전체의 친환경 전환을 유도한다.

김문수 후보는 에너지 자립과 공급 안정성에 중점을 뒀다. 원자력 발전 비중을 확대하고 차세대 원전인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SMR)' 상용화를 국가 전략으로 추진한다. 산업 전력요금 인하를 위한 대형 원전 건설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해선 에너지 고속도로(국도·지방도 기반)를 활용한 분산형 재생에너지 활성화를 병행한다.

이준석 후보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합해 산업에너지부를 만든다는 공약 외 별도의 관련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다른 분야 정책보다 우선 순위가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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