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5단체가 국가 인공지능(AI) 역량 강화, 국가에너지위원회 신설 등 차기 정부가 역점을 둬야 할 100대 과제를 공동 제안했다. 경제5단체가 대선후보에게 정책 제언집을 공동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의 경제5단체는 21대 대선을 앞두고 100대 정책 과제를 담은 '미래성장을 위한 국민과 기업의 제안' 제언집을 11일 발표했다.

경제5단체는 “저성장·고령화 고착화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AI기술 혁명과 같은 격랑에 한국경제가 점점 생기를 잃고 있다”며 “과거의 성장공식은 통하지 않고 새로운 전략이 절실한 만큼 다가오는 대선은 한국경제라는 나무를 다시 키울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5단체 공동 제언집 4대 분야별 주요 정책제안

제언집은 성장을 촉진할 첫 번째 과제로 국가 AI 역량 강화를 꼽았다. 향후 3~4년은 한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보고 3대 투입요소(에너지·데이터·인재)와 3대 밸류체인(인프라·모델·AI전환) 간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AI 3+3 이니셔티브 전략'을 제시했다.

광역 지자체 단위로 미래산업과 기술을 지정하고 파격적 인센티브, 규제 완화, 인프라 구축 등을 전방위 지원하는 '메가샌드박스' 필요성도 역설했다. 메가샌드박스 정책을 담당하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 혹은 부처를 신설해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메가샌드박스 특별법 제정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산업경쟁력 핵심이 될 에너지 분야 정책 전환을 위해 에너지산업 전체를 관장하는 대통령 직속 국가에너지위원회 설치도 주문했다. 조속한 전력망 확충을 위한 개발이익 주민공유제, 분산 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차등요금제 등 분산전원 시스템 조성 필요성도 제시했다.

미래 먹거리인 항공우주·로봇·바이오·친환경 선박 등 신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담았다.

고부가 미래산업인 항공우주 분야에서 정부 차원의 마중물 예산 투자와 민간 주도 우주개발 추진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 중국과 일본에 잠식된 국내 로봇산업 육성을 위해 해외 로봇기업의 인수합병 세제지원을 도입해 기술자립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생존전략도 담았다.

미국 관세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민관합동 협상지원체계 구축과 대미 통상전략 수립을 주문했다. 또 풍부한 핵심 광물을 보유하고 성장 잠재력이 큰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등 신흥시장 거점국가와 신규 무역협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저출생 고령화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에 대응한 고용노동정책도 제안에 담겼다. 일률적 법정 정년연장보다는 정년 이후 고령자를 재고용하고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부 지원도 주문했다. 고령인력의 고용안전성 제고를 위해 연공급 임금체계를 직무와 성과에 기반을 둔 체계로 바꿔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근로시간 문제는 사업장 상황에 따른 노사 선택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건의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우리 경제 성장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새로운 성장 방법을 원점에서 검토하고 과감하게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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