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록·인증서 그대로…금융기관 재인증도 불필요
유심 교체 고객 143만명…대기 고객 722만명
“유심 공급 원활…재고량 부족할 일 없어” 확언도

11일 SKT 유심 해킹 사고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김희섭(왼쪽부터) SKT PR센터장, 임봉호 MNO사업부장, 류정환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이 질의응답을 받고 있는 모습. [SKT 데일리 브리핑 중계 화면 캡처]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SK텔레콤이 실물 유심을 교체하지 않아도 유심 일부 정보를 변경할 수 있는 ‘유심 재설정’ 설루션을 도입한다.

11일 류정환 SKT 네트워크 인프라센터장은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서 “유심 재설정은 실제 유심 교체와 동일한 효과를 낸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심 재설정은 유심에 존재하는 ‘사용자 식별·인증 정보’와 ‘사용자 직접 저장 정보’ 중 사용자 식별·인증 정보 일부를 새 정보로 변경하는 방식이다. 해당 정보가 변경되면 누군가 기존에 유출된 유심 정보를 이용해 복제를 시도하더라도 시스템 접속이 차단된다.

특히 유심 재설정은 변경하는 정보 외 유심 내 사용자 저장 정보를 유지할 수 있다. 이로써 유심 교체와 달리 금융인증서나 티머니, 연락처 등을 재설정할 필요가 없다. 금융기관 신규 인증 또한 불필요해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다. 유심과 이심(eSIM) 사용자 모두 이를 이용할 수 있다.

류 센터장은 “고객들이 하드웨어 유심을 교체할 때 인증서, 주소록 백업 등에 불편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돼,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설루션을 도입했다”며 “유심 재설정은 소프트웨어 변경으로, 자체 파악한 결과 삼성페이를 제외한 대다수의 금융 업체에서 인증 절차 없이 진행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삼성페이 또한 두 번 정도만 클릭하면 완료돼, 고객 입장에서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KT는 유심 교체 문자를 받고 T월드 매장을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재설정 설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유심 물량이 늘어나는 12일부터 유심 교체 예약 고객에게 예약 일정 안내를 확대한다. 유심 재설정 고객이 향후 실물 유심 교체를 원할 경우, 전국 T월드 매장에서 1회 무료로 교체할 수 있다.

SKT 측은 “유심 재설정은 실물 유심 교체와 동등한 보안 효과와 유심 교체 대비 더 나은 편의성을 보유했다”며 “고객은 각자 상황에 맞춰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SK텔레콤 고객들이 출국 당일 유심 교체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차민주 기자/chami@]

아울러 SKT는 이날 브리핑에서 유심 교체 현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SKT에 따르면 해킹 사태 이후 현재까지 가입자 143만명이 유심을 교체했다.

김희섭 SKT PR센터장은 “10일 자정 기준 고객 143만명이 유심을 교체했다”며 “유심 교체 예약을 신청한 고객은 820만명인데, 현재 대기 중인 고객은 722만명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이어 SKT 측은 유심 공급 계획이 원활하게 진행돼, 유심 재고량이 부족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임봉호 SKT MNO사업부장은 “유심 공급 계획은 5주 차까지 173만명, 6월엔 577만명으로으로 6월까지 다 합쳐서 유심 1077만개를 입고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이어 “다음 주부터는 유심 재고량이 부족해서 교체를 못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앞서 논란이 된 유심 인증키 암호화 누락에 대한 질의응답도 진행됐다.

류 인프라센터장은 “운용 중인 망과의 연동 관계를 살피는 중으로,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며 “합동조사단과 일정을 맞추고 있는 상태로, 가급적 빨리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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