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양원모 기자] 도심을 뒤흔든 '토종 여우 출몰 소동'의 내막이 밝혀졌다.
11일 오전 SBS 'TV 동물농장'에서는 고양시에 제보된 토종 여우의 목격담의 진실을 추적했다.
도심 한 도롯가에서 "여우를 봤다"며 영상을 보낸 제보자. 길고 풍성한 꼬리, 풍성한 얼굴이 영락 없는 여우였다. 제보자는 "나뭇잎 더미에서 냄새를 자꾸 맡고 있었다"며 "혹시 배고파서 먹이를 찾으려는 건 아닌지"라고 말했다.
목격자는 제보자뿐만이 아니었다. 고양시 한 골프장에서 여우로 추정되는 동물이 나타난 것. 골프장 관계자는 "보름 전에 제가 캐디들 신고로 목격했다"며 "또아리를 틀고 앉아서 그냥 손님들이 공 치는 걸 보고 있었다"고 떠올렸다. 직원들도, 손님들도 그저 우연이겠거니 생각했는데 매일 골프장을 찾아와 주변을 어슬렁거렸다고.
취재 중 "문제의 여우가 다시 골프장에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은 제작진은 여우의 실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토종 여우라기엔 사람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것.
박병권 한국도시생태연구소장은 "국내에서 여우는 멸종됐다고 추정했다. 국가에서 많은 비용, 인력을 투자해 복원하고 있다"며 "1세대 종 복원 개체 대상들은 야생에 적응을 했다. 위치 추적 장치까지 부착한 상태"라고 말했다. 여우 촬영본을 본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중부보전센터 관계자도 "우리가 복원하고 있는 종하고는 다른 종 같다"며 토종 여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가능성은 한 가지. 누군가 키우던 반려 여우가 어떤 이유로 거리 생활을 하게 됐다는 것. 심지어 오른 다리를 다쳐 야생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동물자유연대와 함께 여우를 구조한 제작진은 동물병원을 찾아 여우의 현재 상태를 확인했다.
정밀 검사 결과는 골절. 한재웅 수의사는 "네 번째 손등뼈가 부러졌다. 여우도 손을 잘 쓰니까, 손이 뭔가 끼어서 그걸 빼는 과정에서 부러졌을 수 있다"며 "다행히도 나머지 세 개 뼈가 잘 잡고 있어서, 수술은 필요없다. 발을 고정해서 움직임을 적게 하면 스스로 (뼈가) 붙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골절 외에 큰 이상은 없다는 것.
구조 뒤 치료까지 받은 여우는 야생동물구조센터로 옮겨졌다. 센터 관계자는 "주인이 있을 것으로 여겨져서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공지한 뒤, 공고 기간 내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국립생태원으로 이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SBS 'TV 동물농장'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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