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심커피배 우승 빼앗긴 아픔 씻어내고 하나은행배 우승 '눈앞'이지현 9단과의 하나은행 바둑 슈퍼매치 8강전에서 승리한 신진서 9단.(사진 바둑TV 캡처)
(MHN 엄민용 선임기자) 신진서 9단이 이지현 9단과 한 달여 만에 치른 '복수혈전'에서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는 수차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신진서 9단은 1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하나은행 바둑 슈퍼매치 8강전에서 이지현 9단에게 213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신진서 9단은 한 달여 전에 당한 맥심커피배 결승 패배의 아픔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게 됐다.신진서 9단(오른쪽)과 이지현 9단이 대국이 끝난 후 복기를 하고 있다.(사진 바둑TV 캡처)
신진서 9단은 지난달 7일 열린 제26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이지현 9단에서 패배하며 종합전적 1승2패로 우승을 내줬다. 특히 이지현 9단을 상대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무너져 컨디션 난조에 빠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반면 이지현 9단으로서는 세계1인자 신진서 9단을 완벽하게 제압하고 바둑 랭킹을 생애 최고 순위로 끌어올리는 등 '대기만성'의 꽃을 피우는 듯했다.신진서 9단과 이지현 9단의 하나은행 바둑 슈퍼매치 8강전을 생중계한 박정상 9단(오른쪽)과 문도원 3단.(사진 바둑TV 캡처)
이날 대국도 초·중반까지의 흐름은 이지현 9단이 이끌었다. 이 9단은 두터움을 앞세워 신진서 9단을 압박했다. 중반 전투가 마무리돼 갈 때쯤에는 인공지능 예상 승률이 90% 이상을 기록할 만큼 우세를 확보했다. 하지만 이후 '부자 몸 조심'하듯이 안전하게 둔 서너 번의 착점들이 완착이 된 데다 이를 놓치지 않은 신진서 9단의 역공이 성공하면서 순식간에 형세가 역전됐다. 일단 승기를 잡은 신진서 9단은 이지현 9단의 강공을 역으로 되받아 공격하면서 집 차이를 벌려 나갔다. 세계1인자에게 빈틈을 보이면 어떤 결과를 맞게 되는지를 보여준 한 판이었다.중반으로 들어설 때까지 두 사람이 호각세를 이룬 것이 우측 상단에 보이는 인공지능 승리 예상 그래프에 잘 나타나 있다.(사진 바둑TV 캡처)
중반 전투가 한창일 때의 인공지능 승리 예상 그래프를 보면 검은색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백의 우세를 나타내고 있다.(사진 바둑TV 캡처)
중반 전투가 끝나갈 즈음의 인공지능 승리 예상 그래프는 검은색으로 채워져 있다.(사진 바둑TV 캡처)
이지현 9단에게 한 달여 만에 패배의 아픔을 되갚아 준 신진서 9단의 다음 상대는 강동윤 9단 대 박민규 9단 간 대결의 승자다.신진서 9단이 승자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바둑TV 캡처)
8강전이 끝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신진서 9단은 이들과의 대국과 관련해 "두 사람 모두 부담스러운 상대"라면서도 "무엇보다 내 바둑을 두는 것이 중요하므로 준비를 잘해서 꼭 결승에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세 번째 대회를 맞이한 2025 하나은행 바둑 슈퍼매치는 하나은행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대회로, 우승 상금은 국내 기전 중 최대인 7500만 원(준우승 상금 2500만 원)이다. 제한시간은 시간누적(피셔) 방식으로 각자 10분에 추가시간 40초가 주어진다.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