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설명 듣곤 "없는 것 보단 나은 것 같아…선택 옵션의 하나"
"획기적 vs 집값 상승" 커뮤니티서도 들썩…금융위 '정책 설계' 총력

3차 경청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9일 오전 경북 영천시완산동 영천공설시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5.5.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박동해 기자 =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지분형 주택담보대출(모기지)'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긍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정책 추진에는 힘이 실릴 전망이다. 금융위는 내달 지분형 모기지 로드맵을 발표한 뒤, 하반기 시범사업을 예정하고 있다.

지분형 모기지는 현재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무주택자, 청년,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이 적은 자금으로도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일각에서는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금융위는 무주택자뿐 아니라 유주택자까지 기존의 은행 대출을 정부의 '지분 투자'로 갈아타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아이디어 수준으로 나온 이야기"라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없는 것보단 나아…선택 옵션 중 하나"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8일 민주당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한 '찐리얼 경제 토크토크 라이브'에서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지분형 모기지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없는 거보단 나은 것 같다"며 "(주택 구입의) 선택 옵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분형 모기지는 정부와 소비자가 주택 지분을 나눠 함께 매입하는 방식으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돕겠다는 취지에서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예컨대 10억 원짜리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하면 개인이 6억 원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정책금융기관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4억 원을 투자하는 식이다. 단, HF 투자분에 대해서는 일종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임대료는 시중금리보다 낮 연 2%대 이자를 매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후보의 발언이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제도 취지에 공감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정책 추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금융위는 다음 달 지분형 모기지 로드맵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일각에선 정권 교체 시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왔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무위원회 관계자들은 "지분형 주담대에 대해 공식적으로 검토하거나, 당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된 바는 없다"고 답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지분형 주담대가 최근 이슈로 부상하면서 금융위원회에 정책 설명을 요청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정책의 첫 단추조차 끼워지지 않은 상황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긴 이른 단계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2025.5.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획기적 vs 집값 상승…뜨거운 감자 '지분형 모기지'

지분형 모기지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 부동산 커뮤니티 등 온라인 공간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약 1억8000만 원의 자금만 있으면 10억 원짜리 아파트를 공동 소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주택자·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획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예컨대 10억 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할 경우, 개인이 부담해야 할 6억 원 중 LTV(주택담보인정비율) 70%를 적용하면 4억2000만 원은 대출로 조달할 수 있다. 결국 1억8000만 원의 현금만 있다면 '10억 아파트 매매'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다만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공공이 지분을 보유하면서 향후 손실을 떠안을 경우 재정 건전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과거 유사한 제도들이 실패로 끝난 전례가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영국에서는 2013년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헬프 투 바이(Help to Buy)' 정책이 시행됐다. 정부가 주택 구매자 대신 일정 지분을 보유해 초기 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이었지만,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신규 신청은 2023년 3월을 끝으로 종료됐다.

금융위 '정책 설계' 총력…'유주택자 포함' 방안도 거론

금융당국은 현재 지분형 모기지의 '정책 설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책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분명히 기대감도 존재한다"며 "수요가 몰리면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을 충분히 감안해 정책안을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역별로 지원 한도를 설정해 서울은 10억 원 이하, 경기도는 6억 원 이하, 지방은 4억 원 이하의 주택에 한해 지분형 주담대를 적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우선 올해 하반기에는 총 1000호 규모의 시범 사업을 먼저 추진할 방침으로 알려졌으나, 금융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기준 및 시기는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또 금융당국은 지분형 모기지 대상에 무주택자뿐 아니라 유주택자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한 사람이 갚아야 하는 대출의 일부를 주금공 지분으로 전환해 주금공에 넘기는 것이다. 실수요자의 이자 부담을 완화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대해서도 금융위 관계자는 "아이디어 수준으로 나온 이야기"라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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