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리뷰]그룹 대화방에 AI 챗봇 적용, 귓속말로 비밀 대화도
말투 13개 선택 가능…카톡 미적용·최장 20초 답변 속도 아쉬워

카카오의 인공지능(AI) 메이트 서비스 '카나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그룹 대화방을 만들고 그룹 메이트 '카나'에게 여행 코스를 만들어달라고 명령한 결과(왼쪽)와 그룹 대화방 안에서 개인 메이트 '나나'에게 '귓속말' 기능으로 대화 내용 요약을 부탁한 결과 (카나나 앱 화면 캡처)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그룹 대화방에서 여행 일정을 논의하자 인공지능(AI) 메이트가 추진력 있는 말투로 명소 여러 곳을 추천해 준다. 잠시 한눈을 팔아도 몰래 내용 요약을 부탁하면 지나간 대화 흐름을 바로 따라잡을 수 있다.

카카오(035720)의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서비스 '카나나'가 8일부터 비공개베타테스트(CBT)를 시작했다.

이날부터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받으면 선착순으로 참여할 수 있다. CBT 기간 약 3주마다 정기 업데이트를 거친 뒤 서비스 완성도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정식 버전이 출시될 예정이다.

카나나 AI 메이트 프로필 설정 화면 (카나나 앱 화면 캡처)

누구든 한 방에서 '카나'와 대화…말투는 취향대로

카나나 앱은 기존 카카오 계정으로 로그인할 수 있다. 카나나에서 사용할 자신의 닉네임과 개인 메이트의 이름을 원하는 대로 설정하면 된다.

카나나의 메이트는 개인용 '나나'와 그룹용 '카나'로 나뉜다.

'나나'는 개인과 그룹 대화방 모두에 존재하며 이용자 정보를 기억하고 개인화된 답변을 제공한다. '카나'는 이용자가 속한 모든 그룹 대화방에서 대화를 요약하거나 일정 정하는 일을 돕는다.

로그인과 닉네임 설정을 마치면 메이트 프로필 설정 단계에서 메이트의 말투와 성격을 정할 수 있다. 개인용과 그룹용 모두 설정이 가능하다.

대화 지침에는 공감 능력이 뛰어나며 중립적인 △기본 설정부터 △친구 같은 △전문가 같은 △플래너 같은 △코치 같은 △조장 같은 △분위기 메이커 △작가 같은 △상담사 같은 △사춘기 같은 △할머니 같은 △효도하는 △고풍스러운 등 여러 종류가 있어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직접 입력할 수도 있다.

카나나의 그룹 대화방에서 그룹 메이트 '카나'에게 여행지 근처 식당 추천을 부탁한 결과 (카나나 앱 화면 캡처)

카나나가 다른 AI 챗봇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1대 1 대화뿐만 아니라 그룹 대화에서도 AI를 바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룹 대화방에서 강원 고성으로 여행을 계획하면서 '카나'에게 맛집을 함께 찾아달라고 했다.

'카나'는 대화방 안에 존재하기 때문에 마치 원래 대화를 나누던 친구처럼 근처 식당 네 곳을 바로 추천해 줬다. 식당 별 주요 메뉴, 영업시간, 평점, 특징, 주소, 리뷰 요약 등 정보와 함께 카카오맵 링크가 첨부됐다.

양식 맛집도 추천해 달라거나 친구가 매운 음식을 못 먹으니 식당을 새로 찾아달라고 하자 조건에 맞는 새 목록을 보여줬다.

고성 봉포해수욕장, 설악케이블카, 청초호 등을 가고 싶다며 여행 코스를 짜달라고 하자 날짜와 시간대별로 3일 치 여행 일정을 만들어 줬다.

여행이 임박했을 때 잊지 않도록 리마인드를 요청하자 대화 내용에서 여행 날짜를 자동으로 파악해 전날 오후 6시 알림을 등록했다.

'카나'의 대화 지침을 '할머니 같은'으로 변경하고 여행 기간 날씨를 묻자 "낮에는 따뜻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쌀쌀할 수 있으니 얇은 겉옷 챙기렴"이라며 따뜻하고 다정한 말투로 답했다.

여행 일정을 짜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중간에 한눈을 판 사이 여러 정보가 어지럽게 쌓였다. 집중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친구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귓속말' 기능을 클릭하자 그룹 대화방 속 개인 메이트 '나나'가 나타났다.

"그간 나눈 대화 내용을 요약해 달라"고 명령하자 "여행 준비로 정말 바쁘겠다"고 공감하며 주제별로 대화 내용을 정리해 요약해 줬다. 함께 대화 나눈 친구는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카톡 내용 연동은 안 돼…답변 속도·정보 업데이트 아쉬워

가장 아쉬웠던 점은 카카오톡과 별개 앱으로 출시돼 연동되지 않는 점이다.

AI 메이트가 카나나 앱 내에서만 작동하기 때문에 기능을 활용하려면 이용자와 상대가 모두 카나나 앱을 깔아야 한다. 카카오톡으로 나눴던 기존 대화 내용을 요약하거나 카카오톡에서 이뤄진 일정 리마인드는 불가능하다.

대화 주제나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답변 생성은 평균 3~5초에서 길게는 20초 가까이 걸렸다. 체감상 반응 속도가 다른 AI 챗봇보다 살짝 느렸다.

개인 메이트 '나나'와의 대화 양상은 다른 AI 챗봇과 비슷했다. 베이킹 초보자가 만들 수 있는 빵 레시피 추천, 한 달 독서 챌린지 일정 계획, 파이선으로 코드 예제 만들기 등 다양한 분야의 대화 주제가 추천됐다.

다만 최신 정보 업데이트는 진행 중인 것으로 보였다. 현재 유행하는 최신 음악이나 최근 상영 중인 영화를 추천해 달라고 했지만 1년 전 유행한 콘텐츠들이 추천됐다.

bean@news1.kr

<용어설명>

■ 비공개베타테스트(CBT) Closed Beta Test. 소프트웨어나 애플리케이션(앱), 게임 등을 정식 출시하기 전 제한된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 기능과 안정성을 실험하는 것. 누구나 참여 가능한OBT(Open Beta Test)와는 성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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